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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들, 매년 1조2000억원씩 본국에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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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들, 매년 1조2000억원씩 본국에 송금

입력
2018.07.08 18:12
수정
2018.07.08 21:47
18면
0 0

은행 등 배당금 대부분 보내

한국 내 재투자ㆍ고용 창출 인색

[저작권 한국일보] 외국계 금융회사의 본사 송금 송정근기자 /2018-07-0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외국계 금융회사의 본사 송금 송정근기자 /2018-07-08(한국일보)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보험사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본국에 연 평균 1조2,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익금의 대부분을 본국에 보내면서도 국내 사회공헌 활동 등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외국계 금융사 본사송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본국에 송금한 금액은 총 6조1,493억원이었다.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사 23개 등 금융사 100여 곳을 집계한 결과다.

이들 회사의 본국 송금액은 2013년 1조257억원에서 이듬해 8,106억원으로 다소 줄었다가 2015년 이후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1조3,933억원)까지 5년간 연평균 송금액은 1조2,299억원이다. 올해는 1분기에만 지난해 연평균 송금액의 절반가량인 6,312억원을 송금했는데, 이는 보험사의 송금액이 집계되지 않은 수치다.

업권별로는 외국계 은행의 본사 송금액이 가장 많았다. SC제일은행이 5년간 8,788억원을 송금해 최대치를 기록했고, 그 뒤를 HSBC은행(8,302억원), 한국씨티은행(4,713억원), JP모건(1,628억원)이 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계 증권사는 1조6,027억원을, 외국계 보험사는 1조1,945억원,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3,791억원을 보냈다.

외국계 금융사가 본사에 송금한 금액은 이익금, 전산 이용료 등 위탁 수수료, 광고비 등 상표 이용료, 자문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외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보다 2배 가량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이는데 배당금의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외국계 금융사의 행태를 두고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모호한 명목을 붙여 본국에 보내면서도 정작 국내 재투자나 고용 창출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도 무시하는 외국계 금융사의 본사 송금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꼼수’ ‘약탈적 자금 유출’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며 “정기국회에서 외국계 금융사가 이익의 일정 부분을 국내에 재투자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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