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문제로 평소 갈등
수사망 좁혀오자 자수
부산에서 평소 돈 문제 등으로 남편과 갈등을 겪던 60대 여성이 지인에게 의뢰해 남편을 청부살해 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8일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의뢰한 혐의로 A(69ㆍ여)씨와 A씨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B(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 20분쯤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3층 주택에 침입해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A씨 남편 C(70)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와 둔기로 수 차례 찌르고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는 이날 오후 6시쯤 귀가한 A씨 딸을 흉기로 위협해 결박한 뒤 집에 있던 현금 24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60명의 수사전담반을 편성,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조사해 B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평소 남편과 돈 문제로 관계가 좋지 않았으며, 특히 B씨에게 5,000만원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고 크게 싸웠다”며 “이에 A씨는 남편을 살해하는 대가로 B씨에게 빚을 탕감해주고, 범행 이후 3,000만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살해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2차례에 걸쳐 C씨가 운전하는 택시에서 교통사고처럼 위장해 C씨를 살해하려 했으나 마땅치 않자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A씨는 B씨가 범행을 실행할 수 있도록 범행 당일 미리 자택 현관문을 열어 뒀고, B씨는 흉기를 준비해 C씨를 살해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A씨는 지난 6일 자진 출석해 청부살인을 실토했다.
경찰은 남구 용호부두 앞바다에서 잠수부를 투입해 B씨가 범행에 사용한 둔기를 회수하고, 공범이 더 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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