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치인과 기업가 등 유명인의 역외탈세 연루 내용이 드러난 ‘파나마 페이퍼스’ 명단으로 탈세 혐의가 확인된 나와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그의 지지정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판결이다.
파키스탄 반부패법원은 6일(현지시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를 통해 미신고된 해외 재산이 드러난 샤리프 전 총리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파나마 페이퍼스 내용에 따르면 샤리프 전 총리는 영국 런던 파크 레인에 있는 ‘애번필드 아파트’ 4채를 탈법 매입했으며 2007년 이를 담보로 총 1,380만달러를 빌렸다. 샤리프 가문은 이외에도 ‘아지지아 철강회사’와 ‘힐 메탈 이스태블리시먼트’ 등 다른 자산에 대해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애번필드 아파트 건만이 관련된 이번 판결로 샤리프 전 총리는 징역 10년에 벌금 1,050만달러를 내게 됐다. 샤리프 전 총리의 친딸로 최근 PML-N에서 활동 범위를 넓혀 가며 후계자 꿈을 꾸던 마르얌 나와즈 샤리프 역시 징역 7년에 벌금 260만달러를 선고받았다.
샤리프 전 총리 부녀는 현재 런던에서 샤리프 전 총리의 부인으로 중병을 앓고 있는 쿨숨 나와즈의 간병을 하고 있다. 샤리프 전 총리는 4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법원에서 도망치는 독재자가 아니다”라면서 어떤 처벌이든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유죄 판결이 나오자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이자 PML-N의 대표를 맡고 있는 샤바즈 샤리프는 “재판부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샤리프 가문은 항소할 것이 확실시된다.
대법원은 지난해 부패 혐의에 연루된 샤리프를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샤리프가 평생 공직을 맡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는 등 그의 운신을 옥죄어 왔다. 뿐만 아니라 사실상 ‘나와즈 당’으로 동생 샤바즈가 이끌고 있는 PML-N 또한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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