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파ㆍ패권주의 문화 여론 뭇매
올빼미ㆍ독수리 모임 안 생기겠나
#2
이해찬, 대표 추대 형식 원해
김부겸은 챙겨줄 제 사람 적어
친문 판 뒤집을 비주류 카드
#3
당 수습 뒷전 당권 경쟁에 몰두
김성태 권한대행 자격 도마 위에
#4
이회창ㆍ이문열ㆍ김용옥ㆍ이국종…
물망 오른 인사들마다 손사래
단체장 후보 영입 때와 판박이
문재인 정부 임기 중반을 함께 할 집권여당의 차기 당권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대온 더불어민주당은 이제서야 기지개를 펴며 당의 새로운 얼굴을 놓고 무한경쟁이 시작된 모습이다. 8ㆍ25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이번 당권은 2020년 총선 공천과 관련돼 각 정파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다. ‘부엉이 모임’ 논란에서 보듯 당의 주류인 친문 진영이 어떻게 내부 교통정리로 당 대표 후보군을 단일화 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6ㆍ13 지방선거 참패의 후유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지 3주가 다 되도록 네탓 공방만 하며 친박ㆍ비박 싸움이 절정이다. 비대위원장에 거론된 외부 인사들은 모조리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여의도 정가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본보 국회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부엉이 모임의 실체는 뭔가요. 친문 진영이 단일대오를 만들지도 여기서 결정되나요.
올해도 가을야구(가야)=부엉이처럼 눈을 부릅뜨고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뜻이 맞는 의원들끼리 나라 걱정하며 밥이나 먹는 모임이라고 소개했죠. 하지만 사실상 친문그룹의 방향타를 잡고 청와대와 소통해 의제를 주도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사이다말고 탄산수(탄산수)=1차 초기 회원, 2차 합류 회원에 최근 들어 너도나도 합류의사를 표현하면서 40~50명까지 불어난 모임을 단순히 밥 먹는 모임으로 퉁칠 수 있을까요. 당내 일각에서도 1년 반 뒤에 있을 공천을 걱정해 주류에 붙으려는 움직임이고, 결국 계파정치로 가는 길이라는 비판이 나왔죠.
가야=문 대통령 당선 이후 권력의 핵심 중의 핵심인 소위 ‘3철’의 행보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많았나요. 일부 측근들의 기행도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았죠. 이런 마당에 여당 의원 수십 명이 모여 모임을 유지한다는 건 패권주의로 오해 받기 충분해요.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치지 않는 법인데, 이건 아예 평상을 펴놓고 판을 거나하게 벌인 셈이죠. 대통령의 임기는 4년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런 끼리끼리 문화가 퍼져 있다는 게 심히 우려됩니다. 앞으로 올빼미 모임, 독수리 모임, 타조 모임이 생기지 말란 법도 없죠.
불나방=친노 친문 진영을 아우르는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은 당 대표에 출마하나요.
탄산수=이 의원이 ‘추대’되는 형태를 원하고 있고, 경쟁이 가열되면 출마의사를 접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가야=이미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출마로 기운 것으로 압니다. 문제는 총리까지 지낸 강성 친문 이해찬 의원의 출마여부가 관심사로 부각된 것 자체가 정치 퇴보이고, 민주당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죠. 한국당 수장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맡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긴 합니다. 다만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고민의 하나로 보입니다. 친노 좌장이라는 상징성이 친문 진영을 아우르는 영향력으로 이어질 거라고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합니다.
불나방=문재인 정부 집권 초반인데 전당대회 이후 여당 내 정치인들이 부각되는 게 아무래도 청와대 측은 좋아할 것 같지 않아요.
가야=부각이 된다고는 해도 철저히 청와대의 파워에 눌려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나드는 마당에 누가 전면에 나서 입바른 소리를 할까요. 오히려 청와대의 ‘그립’이 세지면서 여의도가 박자에 맞춰 널뛰는 느낌이죠.
당나귀=당내에선 대통령만 부각되는 상황이 오히려 정권의 안정성 측면에서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없지 않습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이란 겁니다.
불나방=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당 대표 출마여부가 관심대상인데 왜 그런가요.
탄산수=나오면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죠.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에서 신화를 써낸 인물이고,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대중 인지도나 지지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가야=비주류 당 대표 후보들이 철저히 친문 그룹의 기세에 눌려 있는 상황에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인식되다 보니 김 장관의 말과 행동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죠.
당나귀=차기 대권을 넘볼 수 있는 유력 주자이면서도 당내 조직 기반이 약하다는 이중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차기 당 대표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는 자리인 탓이죠. 지금 내 편이 적어 공천권을 챙겨줘야 할 사람이 적은 사람을 밀어줘야 내 자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을 저마다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불나방=총론적으로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에 어떤 리더십을 선보여야 할까요.
탄산수=이제는 구호를 넘어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에요.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도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국민에게 약속을 지키는, 체감할 수 있는 정책변화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능력 있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갖춘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이유지요.
가야=민주당은 현재 더할 나위 없이 잘나가는 집안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꼭 이럴 때 생기죠. 구름 위에 붕 떠있기 보다는 끊임없이 자세를 낮추고 국민을 섬기며 대중과 소통하고 자기성찰을 갈구하는, 문제의식으로 충만한 민주당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불나방=한국당 쪽을 보면 당의 쇄신을 책임질 비대위 구성이 지지부진해요.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역할은 뭔가요.
여의도 구공탄(구공탄)=김 권한대행 주도의 혁신에 반대하는 친박계와 중진들의 반대가 여전합니다. 이들과의 갈등을 봉합도 하지 않은 채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하니 계속 반발하는 움직임만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죠. 김 권한대행이 지방선거 이후 의총에서 재신임 얘기가 나왔을 때 이를 받아들였다면 하는 얘기도 여전히 나옵니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던 홍준표 전 대표가 당시 리더십 문제에 직면했을 때 선제적으로 재신임 카드를 꺼내 들었죠. 김 권한대행이 이 정도의 승부수도 안 던지고 당을 어찌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임시적으로 당 수습을 이끄는 것을 넘어 자신을 중심으로 차기 당권을 잡으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의 대행 자격까지 도마에 올랐죠. 홍준표 전 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전을 이끈 만큼 참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되레 권력을 강화하려 하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죠.
불나방=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탈당했는데 비박 진영의 김무성 의원도 탈당해야 하나요. 친박 비박 싸우는 핵심논점이 뭔가요.
찍고=그간 홍준표 전 대표가 억누르고 있었던 잔류파와 복당파 간 갈등이 표면화한 거죠. 김성태 권한대행으로 대표되는 복당파는 지금의 주도권을 차기 당권을 잡는 데까지 끌고 가겠다는 것이고, 그럴 경우 잔류파 의원들은 인적 쇄신의 대상이 돼 밀려날 가능성이 큰 만큼 반발하는 겁니다.
불나방=비대위원장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부터 소설가 이문열씨, 도올 김용옥, 외과의사 이국종 아주대 교수 이름도 나왔죠.
구공탄=물망에 오른 인사들마다 손사래를 치고 있어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후보로 영입하려는 인사들한테 거부당하던 모습과 비슷한데요.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한국당 뒤처리를 하는 ‘비데위원장’ 자리에 누가 오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올 만큼 희화화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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