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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ㆍ악성 민원 잇따르자…대응 매뉴얼 만든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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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ㆍ악성 민원 잇따르자…대응 매뉴얼 만든 소방관들

입력
2018.07.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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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본부 ‘119상황접수요원 보호대책’ 마련

“막말ㆍ개인 민원 요구하면 안내 뒤 통화 종료”

강원소방본부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언어폭력 등에 노출돼 있는 119상황접수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강원소방본부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언어폭력 등에 노출돼 있는 119상황접수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강원소방본부가 언어폭력과 성희롱, 악성 민원으로부터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소방관들이 직접 보호 대책을 내놓기는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강원소방본부는 ‘119상황접수 요원 보호 대책 매뉴얼’을 펴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심한 욕설은 물론 ‘기르던 개가 집을 나갔으니 찾아달라’ ‘현금인출기(ATM)에서 카드가 빠지지 않는다’ ‘문이 잠겼으니 담을 열어줄 남자를 보내달라’ 등 부적절한 신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소방본부는 신고자의 언어 폭력 시 첫 단계로 중단을 요구하고, 만약 험한 욕설이 이어질 경우 통화 녹음사실을 고지할 예정이다. 또 응대가 불가능하거나 응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상황접수 요원이 이를 설명한 뒤 전화를 끊어버릴 수 있도록 했다.

강원소방본부가 2015년부터 4년간 전화 접수 요원들의 정신건강 검진을 진행한 결과 13%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장애를 겪는 접수요원도 25.7%에 달했다.

강원소방본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별도의 팀을 꾸려 악성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악성 민원에 대한 업무 중단권과 고충처리 지원, 감정노동 직무 스트레스 경감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흥교 본부장은 “전화를 통해 대응해야 하는 119상황접수 요원들은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직무 특성이 있다”며 “이를 통한 스트레스 경감 프로그램 도입 등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다각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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