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
장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지키겠다”
교직원 “통폐합 상처 위로 받은 느낌”
교육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문제의 해답을 현장에서 구하는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의 ‘경청 올레’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교육감 당선자 신분이었던 지난달 29일 전남 함평여중을 찾아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행정직원 등을 차례로 만나 지난해 겪었던 ‘통폐합 위기의 고통’을 위로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장 교육감은 이날 학교에 도착하자 마자 급식실을 방문해 학생들의 먹거리 안전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함평교육청과 교직원 등이 배석한 가운데 학부모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몇몇 지역 인사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추진됐던 함평중학교와의 통폐합 문제가 주제였다. 통합함평중으로 자녀를 전학시켰다가 되돌아 온 한 학부모는 “인위적인 통폐합을 시도하려는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의지를 밝혀 달라”며 학교존치를 위한 신입생 배정방법 검토와 통학지원을 요청했다.
장 교육감은 학생들의 당선 축하 박수 속에 학생회실로 자리를 옮겼다. 학생들의 요구는 거침이 없었다. 학생들은 ▦교육백년지대계를 위한 학교 리모델링 ▦통학버스 지원과 100원 택시 시행 ▦옛 함평여고 건물을 활용한 청소년 놀이공간 건립 등을 건의했다. 이에 장 교육감은 “아이들이 너무 똑똑한데 혹시 선생님들이 시킨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그러니까 전남 중학생토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학교”라고 화답해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어진 교직원과의 만남에서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뜨거운 문제가 되었던 함평여중 통폐합시도와 관련해 무책임한 공문의 폐해와 학교구성원들의 고통 등을 토로했다. 이들은 “해마다 ‘적정규모학교 육성’ 교육부 공문이 일선 학교에 전달되면 통폐합 고통이 시작된다” 며 “학교현장에 갈등의 불씨를 던져주는 공문이 학교현장에 전달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장 교육감은 “단 한사람의 학부모라도 반대한다면 학교통폐합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학부모와 선생님, 동문들이 똘똘 뭉쳐 교육력을 높인다면 ‘찾아오는 학교’가 될 것이다”며 “오직 아이들만 보고 가겠다”고 위로했다.
장 교육감은 비정규직과의 대화에서 애로를 청취한 뒤 “비정규직 문제는 안정적인 고용을 넘어 인간존엄의 문제”라며 “인간존엄이 실현되는 교육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장 교육감과 함평여중 구성원간의 허심탄회한 만남은 통폐합의 회오리가 불어닥친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희망을 일궈내는 현장을 확인하고 ‘단 한명의 아이라도 반드시 지키겠다’는 교육감의 의지를 다짐하는 자리가 되었다.
한 교직원은 “세시간이 넘게 이어진 교육감과 경청 올레를 하면서 ‘아름다운 소통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함평여중구성원들에게는 통폐합의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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