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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ㆍAI 활용… 인슈테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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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ㆍAI 활용… 인슈테크 뜬다

입력
2018.07.05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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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명보험협회 주최로 열린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명보험협회 주최로 열린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록체인 통해 정보 유출 막고 

 복잡한 보험금 청구 절차 간소화 

 AI로 차량 사고ㆍ손실 분석도 

 “시간ㆍ비용 절약하고 오류도 줄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A씨는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따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계좌로 보험금이 지급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병원과 보험사가 A씨의 진료내역 등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보안성이 높아 민감한 의료정보가 유출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출근길에 다른 차량과 충돌한 B씨는 자기 차량의 파손 부위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험사에 전송했다. 그리고는 보험사 직원이 현장을 방문한 것도 아닌데 별 걱정 없이 사고장소를 떠났다. 보험사 측 인공지능(AI)이 그가 보낸 사진을 분석해 사고 상황과 피해 정도를 파악하고 보험금을 알아서 지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머지 않아 우리 생활에 찾아올 보험 서비스의 모습이다. 금융과 정보통신(IT) 기술이 결합된 ‘핀테크’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금융권에서 가장 보수적인 분야로 꼽히는 보험업계도 ‘인슈테크(InsureTech)’를 통해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인슈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AI나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한 보험 서비스를 뜻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슈테크에 활용 가능한 기술 중 가장 주목 받는 것은 블록체인이다. 데이터를 여러 시스템에 분산 공유하는 ‘분산원장’ 원리를 통해 탈중앙화와 높은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오가는 보험 거래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블록체인은 보험금 자동 청구 서비스의 기술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의료보험의 경우 병원과 보험사가 진료기록을 공유하게 되면 환자는 번거로운 청구 절차 없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은 보험사와 가입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커넥티드(Connectedㆍ연결된) 보험’의 성장을 이끌 기술로 기대된다. 특히 건강관리(헬스케어)가 선도적 분야다. 미국 보험사 오스카는 가입자에 심박수ㆍ걷기 측정 기능이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하고 일정한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면 연 240달러 한도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중안보험도 스마트폰처럼 생긴 혈당측정기를 지급해 수시로 혈당을 확인하게 하고 혈당이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AI는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활용 논의가 활발하다. 업계에선 차량 사고 사진을 AI가 분석해 사고 정황 및 손실 정도를 파악하고 지급보험금을 계산(손해사정)하는 서비스 개발이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보험사 직원이 모든 차량사고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서비스가 실현될 경우 보험금 산정 작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진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장은 “보험금 지급에 필요한 사고 증명사진이 연간 1억8,000만장에 달하는데 이런 방대한 양을 AI가 대신 처리하면 보험금 지급까지 처리시간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 약관을 둘러싼 분쟁도 AI를 활용하면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약관은 특성상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잘못 작성하거나 고객이 잘못 이해하기 쉬운데 AI 도입으로 이러한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보험사는 약관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가입자는 다른 약관과 비교해 불합리한 내용이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까다로운 수식 처리가 뒤따르는 사고 위험률 계산에도 AI가 도입될 전망이다. 오창환 보험개발원 생명장기손해보험부문장은 “AI가 도입되면 소모적인 업무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보험사는 절약한 시간을 고객 서비스 개선이나 전략적인 업무에 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슈테크는 개별 회사를 넘어 보험업계 전반의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일 생명보험협회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전문가들과 함께 인슈테크 활성화를 논의했다. 전날 보험개발원도 국내 보험사 대표 38명을 초청, 간담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과 보험산업 혁신방안을 고민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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