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단일 최저임금 제도는
산업별 소상공인 실태 반영 못해”
노동계, 임금 격차 등 이유로 반대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은 영세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 사업별 구분 적용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8명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사업별 구분적용이 필요하다며 관련 입장을 이날 열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에서 논의된 안을 기반으로 최저임금 미만율이 전 산업 평균(2016년 기준 13.5%) 이상인 업종 가운데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이 전 산업 평균 미만이고,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가 전 산업 평균 미만인 업종에 대해서는 별도의 인상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수 이사장은 “현행 단일최저임금제는 구조적으로 영업이익이 낮아 사용자가 부담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은 열악한 업종의 영세기업을 존폐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올해 개편된 산입범위 영향이 전혀 없는 영세소상공인이 급격한 인상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데다 현 정부의 1만원 공약 실현을 고려하면 앞으로 그러한 부담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사업별 구분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2016년 기준 전 산업 기준 최저임금 미만율이 13.5%라는 것은 100명 중 13명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 기준도 2016년 수준이라 올해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면서 “미만율이 전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 사업별 구분적용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5인 미만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지난해 기준 전체 평균의 두 배가 넘는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은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도 전기가스업은 2.5%인 반면에 숙박음식업은 34.4%, 도소매업은 18.1% 등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 편차가 극심하다”며 “이러한 업종별 편차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올해 기준으로 하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임금수준이 열악하고 자영업자가 많은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취업자가 지난 5월 기준으로 각각 12개월, 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두 업종의 1~5월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55만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소상공인의 경영악화와 고용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최저임금법에서 지금과 같이 사업별 차이가 극명한 실태를 최저임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사업별 구분적용의 근거를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지금이 바로 그 구분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사업장 구분적용이 필요한 업종 관련 근로자수가 약 700만명인 것으로 추정했다.
김 이사장은 또 “사업별 구분이 적용되지 않으면 우리로서는 가장 어려운 산업을 기준으로 인상률을 제시할 수밖에 없으니 지금으로써는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하기보다 사업별 구분적용을 관철해야 한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산입범위 개편에 따른 영향 차이, 업종ㆍ규모별 최저임금 미만율 격차 심화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기준으로 사업별 구분적용 안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