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로 돌아온 에릭 해커(35)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해커는 3일 고척 SK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7안타를 맞고 3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조기 강판 했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NC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무적 상태로 있다가 이날 복귀전을 치른 해커는 2-7로 뒤진 5회초 1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팀도 3-9로 져 패전을 떠안았다.
개인 SNS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훈련 영상을 올리며 한국 복귀 의지를 내비쳤던 해커는 부상을 당한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21일 넥센과 총액 3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리고 나흘 뒤 한국에 입국했고, 8일 만에 등판 기회를 잡았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경기 감각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컨디션이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로저스도 관중석에 앉아 해커의 데뷔전을 지켜봤다.
오래 기다렸던 등판인 만큼 해커의 출발은 좋았다. 3회초에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4회까지 2-1, 1점차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5회가 고비였다. 오래 쉰 탓인지 투구 수 60개를 넘기면서 구위가 떨어졌다. 4회까지 52개를 던진 해커는 5회초 첫 두 타자 김성현과 나주환에게 6구 승부 끝에 연속 볼넷을 내줬다. 후속 타자 정진기를 3구 만에 1루 땅볼로 잡기는 했지만 68개째부터 SK의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1사 1ㆍ2루에서 1번 노수광에게 던진 69구째 초구를 통타 당해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2번 한동민도 2타점 싹쓸이 2루타를 쳤고, 3번 제이미 로맥은 풀카운트에서 시속 141㎞ 커터를 2점포로 연결했다. 로맥과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4번 최정 역시 시속 141㎞ 직구를 잡아 당겨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는 올 시즌 31번째, SK 7호 연속 타자 홈런이다. 현격한 구위 저하로 해커는 총 82개를 던지고 5번 김동엽 타석 때 김동준에게 공을 넘겼다.
해커는 4일 휴식 후 8일 친정 팀인 NC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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