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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껑충’… 소비자 물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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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껑충’… 소비자 물가 들썩

입력
2018.07.03 15:32
수정
2018.07.03 2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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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류 가격 10% 오르며

6월 소비자 물가 1.5% 올라

공업제품ㆍ교통 등 줄줄이 압박

지난달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소비자물가가 1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요소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소비자물가가 1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요소의 모습. 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류 가격이 지난달 10% 급등하면서 공업제품, 교통 등 관련 물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채소류, 축산물 등 ‘밥상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며 1%대에 머물고 있지만 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 전반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보다 1.5%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이다. 올 들어 최고 4%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하던 농축산물 물가는 1.8% 오르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봄 작물의 본격 출하로 감자(-41.0%) 무(-24.2%) 배추(-19.6%) 등의 가격이 5월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밥상 물가 안정으로 체감물가와 가까운 생활물가도 1.4%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신동준 기자
소비자물가지수. 신동준 기자

반면 석유류 가격은 휘발유가 9.9%, 경유가 12.3%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10.0% 급등했다. 지난해 4월(11.7%)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1년 전 46달러에서 지난달 74달러로 오르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도 2~4주 시차를 두고 치솟고 있다.

유가 인상에 따라 관련 품목 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올 들어 1~2%대 상승에 머물던 교통 물가(자가용 연료비 포함)는 지난달 4.1% 오르며 지난해 5월(4.5%)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공업제품 물가 상승률(1.8%)도 전체 물가를 웃돌았다. 공공요금도 유가 상승 영향권에 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1일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4.2% 인상했다. 국제 유가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상승 요인을 반영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최근 증산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증산 규모가 원유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가 베네수엘라, 이란 등 일부 산유국의 정정 불안까지 겹쳐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6개월 간 국제유가가 월 평균 1~5%씩 상승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도 0.1~0.4%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도 “농축수산물 물가가 높지 않더라도 기름값 상승으로 수송 비용이 오르면 물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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