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반도에 첫 영향을 미친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이 3일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로 진로를 틀어 부산과 경남 일대로 향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 29일 첫 예보에서 쁘라삐룬이 제주도 서쪽을 지나 충남 서산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방향이 바뀌어 제주도 동쪽을 거쳐 부산, 경남 앞바다로 '급변침' 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쁘라삐룬의 예상진로가 달라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우리나라가 중위도에 위치해 있어 편서풍 파동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위도상 북위 30도에서 60도 사이에 있는 기압대 상공에서는 주로 서풍이 분다. 태풍의 대부분 진행방향이 서쪽에서 동쪽인 점도 태풍이 기압계 길목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태풍 이동속도 역시 기압계 이동속도와 거의 유사하게 진행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쁘라삐룬의 동진에 대해 "생성 초기 오키나와 근처 열대기후에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수 시간 이상 지체되며 조직화가 지연됐다"며 "이같은 지체로 인해 더 동쪽으로 이동할 기압계와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만들어지는 태풍도 예상보다 북진이 늦어질 경우 동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쁘라삐룬은 또 수증기가 더 유입되며 중형 태풍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형 태풍에 머물렀다. 소형태풍은 풍속이 초속 15m 이상인 구역의 반경이 300㎞ 미만인 태풍을 의미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역시 에너지 유입과 이동의 상관관계로 태풍이 더 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기상청은 3일 오전 10시 제주도 남쪽 먼바다, 제주도 앞바다, 남해 동부 먼바다에 태풍경보, 부산, 경남, 전남에 태풍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 전남 남해안과 경남 남해안에는 태풍주의보를 발표하고, 제주, 남해 앞바다는 강풍주의보도 발효됐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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