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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국산-수입품… ‘적과의 동침’ 늘어난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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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국산-수입품… ‘적과의 동침’ 늘어난 유통업계

입력
2018.07.02 16:30
수정
2018.07.02 17: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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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 티몬과 합작사에 25억 투자

9월부터 해외 명품 직수입-판매 계획

명품-온라인 영토 맞교환 ‘윈-윈’

식음료선 경쟁 제품까지 수용

아이스크림 월드콘, 세븐일레븐서 케익으로

[저작권 한국일보] 유통 김민호 기자/2018-07-02(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유통 김민호 기자/2018-07-02(한국일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경쟁사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 유통, 식ㆍ음료 업체들이 늘고 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제조와 판매 등 시장ㆍ업종에 따라 이해가 갈리던 경계선도 점차 희미해지면서, ‘적과의 동침’을 택하는 업체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 운영업체 한화갤러리아와 이커머스 업체 티몬이 손잡고 설립한 ‘스마일벤처스’가 올해 9월쯤 해외 프리미엄 상품 등을 직수입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재무적 투자자 자격으로 현재 25억원을 투자해 회사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일벤처스는 온라인 쇼핑 사업을 강화하려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명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티몬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설립됐다. 한화는 티몬의 온라인 사업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직구 시장에 손쉽게 안착할 수 있고, 티몬은 한화가 보유한 프리미엄 상품을 쇼핑몰에 입점시켜 이 시장에서 우위를 노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제로섬 경쟁을 펼쳤지만, 서로의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우군이 된 셈이다.

온라인 쇼핑 업계 관계자는 “양사 출신이 스마일벤처스 공동대표를 맡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고 성과가 있으면 양사가 투자금액을 늘려 회사 규모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수입해 유통하는 기린 이찌방 시보리 TV광고 스틸 컷.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수입해 유통하는 기린 이찌방 시보리 TV광고 스틸 컷. 하이트진로 제공

토종 주류 제조사 하이트진로는 경쟁관계인 외국 맥주 수입 사업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부터 일본 맥주 기린의 ‘이찌방 시보리’ 광고를 전개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도 벌이고 있다. 증권가는 2016년 470억원이었던 하이트진로의 수입맥주 판매액이 올해 두 배 이상 뛰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트진로가 자칫 ‘제 살 깎기’가 될 수 있는 수입 맥주 시장 키우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외국산 맥주 선호 현상으로 수입 맥주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 맥주 시장 규모는 2억6,000만달러로 4년 만에 3배 이상 커졌다. 올해는 3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 맥주에 유리한 ‘주세법’ 영향으로 국산 맥주에 비해 높은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것도 하이트진로가 최근 수입 맥주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지만 마진율이 7%가 넘는 수입 맥주 유통사업으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산 맥주는 음식점과 유흥주점, 수입 맥주는 가정용 등으로 시장을 이원화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편의점 CU가 팔도와 손잡고 만든 아이스크림 `비락식혜 바`. CU제공
편의점 CU가 팔도와 손잡고 만든 아이스크림 `비락식혜 바`. CU제공

자체 브랜드(PB)로 제조사 상품(NB) 시장을 위협해온 편의점도 경쟁력 있는 제조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이익이 더 큰 PB상품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을 받아 상생하자는 취지다.

편의점 CU는 팔도와 협업해 마시는 비락식혜를 아이스크림 ‘비락식혜바’로 새롭게 출시했다. 또 롯데푸드와 손잡고 아이스크림 돼지바를 ‘돼지바 찰떡’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이밖에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아이스크림 판매순위 1위 월드콘을 활용해 ‘월드콘 케잌’을, GS25는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야쿠르트 대용량 제품에 복합비타민을 추가해 별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PB제품보다 소비자 반응이 더 좋아 제과업체뿐 아니라 의류업체, 게임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과도 협업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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