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하마평에 거의 오른적 없어
정통 법관 발탁 형평성 고려한 듯
차기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63명이 10명, 3명으로 좁혀지는 과정에서 이동원(55ㆍ사법연수원 17기) 후보자는 거의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 내에서 이 후보자는 재판 실무에 강하고 법리에 밝은 유능한 법관으로 꼽혀왔고, 특히 도산법과 환경법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과 판례해설집을 냈다.
서울 출신인 이 후보자는 경복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7회 사법시험(1985년)에 합격한 뒤, 91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과 2004년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대전고법과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제주지법원장이다.
이 후보자는 특정한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고려한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서울고법 행정6부 부장판사 재직 시 헌법재판소에서 정당해산 결정을 받은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판결했고, 북한을 찬양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혐의를 받던 미국 국적 재미동포 신은미씨의 강제출국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부모와 함께 난민 신청을 낸 어린이를 별도 면접도 없이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난민 쪽 손을 들어 어린이에 대한 난민 불허 조치를 취소했다. CJ CGV가 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동생 이재환씨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를 정당하다고 판결해 재벌의 권한 남용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통 법관 출신인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은 여성(노정희) 재야(김선수) 출신의 다른 후보자와 형평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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