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방자치 훼손 해당”
취하 사실 행안부와 복지부 통보
“3대 무상복지 도 전역 확대할 것”
경기도가 성남시 3대 무상복지에 대한 대법원 제소를 취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추진하던 것을 남경필 전 경기지사 시절 제소를 통해 제동을 걸었으나, 이 지사가 취임 후 셀프취하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일 취임 후 첫 결재로 ‘2016년도 성남시 예산안 중 ‘무상공공산후조리원 설치ㆍ운영사업, 무상교복 지원사업, 청년배당 지급사업에 관한 경기도의 대법원 제소 취하건’에 대해 서명했다. 이로써 2년 6개월 넘게 끌어오던 경기도와 성남시간 갈등이 민선 7기 경기도 출범과 함께 마무리됐다.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 3대 무상복지 제소는 시민의 세금으로, 시의회의 조례 제정을 거쳐, 시민의 복지를 위해 시행했던 정책이었다”면서 “대법원 제소는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복지 후퇴이며 지방자치에 대한 명백한 훼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취하 이유를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지방자치를 보호하고 확장시켜야 할 광역자치단체장이 중앙정부의 지시를 그대로 따라 기초자치단체의 정책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권한을 스스로 부정하는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었다”면서 “향후 경기도는 도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이날 정부법무공단을 통해 대법원에 소취하서를 제출하고, 해당 사실을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에 통보해 절차를 마무리했다.
앞서 경기도는 남경필 도지사 시절인 지난 2016년 1월 성남시가 3대 무상복지예산에 대한 재의요구를 거부하자 대법원에 예산안 의결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성남시가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3대 무상복지사업이 포함된 2016년 예산안을 의결, 사회보장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도의 제소는 ‘성남시의회가 의결한 2016년 예산안은 사회보장법을 위배한 것’이라며 복지부가 도에 재의요구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복지부는 상급 지자체에 재의요구를 지시할 순 없지만 해당 지자체가 이를 거부해도 직접 제재 권한이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지자체 사업의 자율성과 책임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대법원 제소 진행이 무의미한 상황”이라며 “광역단체의 결정에 복지부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소 취하로 3대 무상복지에 대한 논란은 형식적으로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일선 지자체가 중앙 정부와 상의를 거치지 않은 채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제동을 걸 법적 근거가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어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 지사의 이번 결정은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를 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고 도는 설명했다.
민선7기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위원회는 지난 달 20일 발표한 경기도정 5대 목표 가운데 하나로 기본소득과 3대 기본복지가 실현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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