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쪽을 거쳐 서해안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던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경로를 바꿔 3일 제주도와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는 태풍은 2012년 ‘산바’ 이후 6년 만이어서 더욱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은 1일 “쁘라삐룬이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시속 15~18㎞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며 “전날까지만 해도 서해안 지역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방향을 틀어 3일 새벽 제주도에 최근접하고 3일 낮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쁘라삐룬은 열대해상으로부터 많은 수증기를 가지고 북상하면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풍 반경이 300㎞에 못 미치는 소형 태풍이지만, 제주도 부근 해상을 지나는 2일 밤 중심기압은 990헥토파스칼(h㎩),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30m 내외로 제주와 남해안에 폭우와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진로를 변경하면서 제주도는 3일 새벽에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고, 남부지방은 3일 낮부터 오후 사이에 최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태풍은 계속 북북동진해 3일 밤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고 4일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장마전선과 태풍이 맞물리면서 2일 서울ㆍ경기도ㆍ강원영서에 시간당 50㎜ 이상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등 3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100~2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주와 남해안은 물론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26일부터 시작된 장마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며 “앞으로도 장마와 태풍에 의한 많은 비가 예상되므로 산사태와 축대붕괴, 침수피해 등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쁘라삐룬은 6년 만에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다. 2012년 9월 중순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지나면서 사상자 4명, 재산피해 3,657억원에 이르는 큰 피해를 입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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