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집중 호우 시 발생한 차량 침수 사고 3건 중 1건은 주행 도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 깊이가 50㎝만 돼도 엔진으로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주행을 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주문이다.
1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 따르면 2014~2017년 침수로 인해 9개 손해보험사에 전손 처리된 차량 9,115대 가운데 28.4%(2,587대)는 주행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나머지 6,528대(71.6%)는 주차 중이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됐을 때 교통 통제 요원의 제지를 무시하거나 자의적인 판단으로 무리하게 침수 지역을 통과하다 발생한 사고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침수 사고는 차량 에어클리너(엔진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걸러주는 장치) 하단부의 공기 흡입 경로에 설치된 ‘물 배출용 밸브’(Unload Valve)가 물에 잠기며 발생한다. 이곳에 물이 차면 엔진까지 흘러 들어가게 되고 결국 엔진이 정지하거나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개발원에 따르면 물 배출용 밸브는 제조사, 차량 모델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지면으로부터 50㎝ 높이에 설치돼 있다. 대형 트럭 등 차체가 높은 차량도 밸브는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장착돼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침수 깊이가 성인 남성 또는 차량 바퀴 절반 이상이면 아예 진입을 삼가야 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그 동안 침수 피해 보상 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건설 기계와 대형 화물차는 지난 5월 출시된 침수해 특별약관이 있는 보험상품 가입 등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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