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 취지 부합… 국어도 이원화
“기초소양 평가 부족” 지적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과목의 문ㆍ이과 계열 구분을 없애되, 통합형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 등 2개 과목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공계열 진학 희망 학생의 부담은 다소 줄겠지만 기초소양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28일 충남대에서 대입정책포럼을 열고 ‘2022학년도 수능 과목구조ㆍ출제범위’ 방안을 논의했다. 수능 과목 개편은 지난달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대학입시 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하면서 전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교육부에 결정을 요청한 사안이다.
이날 수능 개편안을 발제한 변순용 서울교대 교수는 문ㆍ이과 통합을 추구하는 새 교육과정 취지와 학생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우선 수학 영역은 문ㆍ이과 분리출제 방식을 버리고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으로 나누는 안이 제시됐다. 공통과목 출제 범위는 수학Ⅰ과 수학Ⅱ, 선택과목은 확률과 통계 또는 미적분이다. 2021학년도 경우 수학 가형(이과)은 수학Ⅰ, 확률과 통계, 미적분이 대상이고, 수학 나형(문과)은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이공계 지망 수험생들이 확률ㆍ통계와 미적분 중 하나를 고르게 돼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어 영역도 공통과목 및 필수선택과목으로 구분하는 안이 나왔다. 독서ㆍ문학을 공통과목에 포함하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가운데 1개를 택해 시험을 치르게 하는 식이다. 2021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4개 과목 전부를 공부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수험생 부담이 감소하는 셈이다.
탐구영역은 사회 9과목 가운데 1과목, 과학Ⅰ 4과목 가운데 1과목씩 선택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과학Ⅱ(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지구과학Ⅱ)는 출제에서 제외된다. 직업계고 학생은 공통과목(성공적인 직업생활)과 5개 계열(농ㆍ공ㆍ상ㆍ해양ㆍ서비스) 과목 등 6개 중 1개를 택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 때 논의 됐던 통합사회ㆍ통합과학은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하면 융합과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과목 목적이 왜곡될 우려가 많아 배제됐다. 또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현행대로 시행하되,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능과목 개편 방향성이 통합교육에 치우친 탓에 전공 특성에 맞는 기초적인 소양을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포럼 토론자로 참석한 진교택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는 “인문ㆍ사회계열과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학습 내용과 수준은 분명 차이가 있다”며 “수학 단일 출제안은 이런 문제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국어ㆍ수학에서 선택과목이 추가되면서 난도 조정에 실패하면 과목 간 유ㆍ불리에 따른 특정 과목 쏠림 현상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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