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지한파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문재인정부, 北인권운동가 침묵시키려 
 비생산적ㆍ상당히 충격적… 방향 바꿔야” 
 상원에선 ‘비핵화 전 남북 경협논의’ 우려 
 국무부, 16년 연속 ‘北,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28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18 인신매매실태(TIP)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 해빙 무드가 조성된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겠다는 의도를 감안한다 해도,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현실을 지적하는 데 지나치게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 협력 논의도 너무 앞서가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기 전까지는 대북 경계심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통하는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 운동가들을 침묵시키려 한다면서 “비생산적이고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날 미 하원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이 “문재인 정부가 방향을 바꾸도록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진전과는 별개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선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이스 위원장은 특히 “한국 정부가 대북 정보유입 활동 허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뉴스와 정보를 접해야 한다며,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원 외교위 소속인 데이나 로라바커(공화당) 의원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 사람들이 비판하는 걸 멈추도록 해선 안 된다. 사실은 그 반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원에서는 남북한 간 경제협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상원 외교위 소속 코리 가드너(공화당) 의원은 “철도와 도로, 삼림 등 남북한의 여러 경제협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 약속 조치를 보지 못했다”며 “유엔 안전보상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경협을 통해 북한에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면, 이는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팀 케인(민주당) 의원도 “남북한의 경협 논의는 환영할 만하지만,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한국 정보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에 경제 지원을 받고자 비핵화 문제를 시간 끌기 전술로 사용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경제협력을 본격화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고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된 ‘2018년 인신매매실태(TIP) 보고서’에서 북한을 인신매매 감시ㆍ단속 수준의 최하위 등급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다. 인신매매 방지 노력을 안 하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기준이나 규정도 갖추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로써 북한은 미국에 의해 2003년 이후 16년 연속으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됐다.

국무부는 북한의 강제노동 현실에 주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 내 강제노동의 비극적인 사례들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당국에 의해 해외 강제노동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강제노동’이 주재국 정부의 암묵적인 승인 하에 이뤄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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