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안부도 묻고, 맛있는 것도 먹는 ‘명절’. 그런데 사람에게만 있는 줄 알았던 ‘명절’이 코끼리에게도 있다고 합니다!
매년 12월 즈음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 킬리만자로산 서쪽 습지대에 건기가 찾아오면, 약 3주 동안 수백 마리의 코끼리가 모여듭니다. 이를 ‘슈퍼허드(superherd)’라고 하는데요. 혈연관계로 맺어진 친척들끼리 모여 여러 무리를 이룬다고 합니다. 어른 코끼리들은 코를 맞대며 서로 인사를 하고, 아기 코끼리들은 친척들의 냄새를 맡으며 유대 관계를 쌓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요.
그런데 왜 코끼리 가족들은 이 시기에 이 지역에서 모이는 걸까요? 킬리만자로 서쪽 습지대는 킬리만자로에서 내려온 물들이 모여 건기에도 물과 먹이가 풍부한데다,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좋아하는 풀인 ‘우산 잔디’도 많이 나는 곳입니다.
건기에 먹이와 물을 찾아 다니는 코끼리들은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모이게 되는데, 이때 먹이를 좀 더 많이 먹기 위해서 가족들끼리 모여 집단의 규모를 키운다고 합니다. 코끼리는 풀을 먹다가 더 큰 규모의 집단이 나타나면 자리를 비켜주는 습성이 있어서, 집단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고 해요. 또 이렇게 대규모 집단으로 모이게 되면 맹수로부터 아기 코끼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코끼리 가족이 모이는 지역이 아프리카 곳곳에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개체수가 급감해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지금도 코끼리는 상아 밀매 등을 위한 밀렵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만난 코끼리 가족이 올해도 꼭 건강하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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