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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빠진 세계... 코카인 생산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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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빠진 세계... 코카인 생산 사상 최대

입력
2018.06.27 18:01
수정
2018.06.27 18:5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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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해동안 세계 곳곳서

코카인 1410톤… 콜롬비아서 61%

아편 생산량 역시 역대 최고치

2억7500만명은 1회 이상 투여 경험

내전 등 불안한 국제정세 탓 확산

진통제조차 테러 네트워크와 연결

지난 7일 페루 리마의 한 소각로 앞에 경찰에 의해 압수된 코카인 꾸러미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 리마=AP 연합뉴스
지난 7일 페루 리마의 한 소각로 앞에 경찰에 의해 압수된 코카인 꾸러미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 리마=AP 연합뉴스

2016~2017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코카인과 아편 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마약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대 이상 중ㆍ장년층들의 마약류 사용이 젊은 세대에 비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마약성 진통제’ 불법 거래에 국제 테러단체들이 깊숙하게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26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18 세계 마약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은 1987년부터 불법 마약류의 유통 및 사용 근절을 위해 매년 6월 26일을 ‘세계마약퇴치의 날’로 지정, 관련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날 공개된 UNODC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 코카인은 총 1,410톤으로 추정됐다. 이 중 61%(866톤)는 콜롬비아산(産)이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세계의 아편 생산량은 1만500톤으로 집계됐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수확량이 9,000톤 정도에 달했다. 유리 페도토프 UNODC 사무국장은 “이용 가능한 최신 자료들로 산출한 통계로, 코카인과 아편 생산량 모두 역대 최대 규모”라면서 “마약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뿐만 아니라 마약류 소비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전세계 15~64세 인구 가운데 최소 한 차례 이상 마약을 투여한 인원은 2억7,500만명으로 분석됐다. 이는 해당 연령대 인구 수의 5.6%로, 100명 중 5명꼴로 마약을 흡입했다는 뜻이다. 가장 널리 사용된 마약은 대마초(1억9,200만명)였는데, UNODC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10년간 16%가 증가한 수치로, 세계 인구 증가율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마약 노출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세 이상의 마약 흡입 경험은 1996년부터 2016년 사이에 무려 7배 증가했다. 전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마약류 접근이 쉬웠던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이 때의 경험이 아직까지 마약에서 손을 못 떼도록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마약 시장의 계속적인 확대는 ‘불안한 국제 정세’ 때문이라는 게 UNODC의 분석이다. 글로벌 아편 생산기지가 된 아프간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군과의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탈레반 반군이 손쉽게 전비를 마련하기 점령지에서 아편 재배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 곳곳에서 ‘중독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아편성 진통제 ‘트라마돌’이나 ‘펜타닐’, 다시 말해 의약품마저 중동 지역의 다양한 테러리스트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런던정경대의 알렉산더 소더홀름 교수는 CNN에 “경제상황이 악화한 나라에서 코카인 나무나 양귀비(아편의 원료)는 농민들에겐 수익이 좋은 유일한 작물”이라며 “마약의 증가는 해당 국가에서 강력한 군사정부의 등장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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