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을 27일 대구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날 문을 연 대구 칠성동의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은 1997년 개장한 홈플러스 1호점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창고형 할인점에서 파는 박스나 묶음 단위의 대용량 상품과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소용량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 소비량이 적은 1인가구뿐만 아니라 박스 단위의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주요 고객인 주부를 대상으로 표적집단면접(FGIㆍFocus Group Ineterview)을 실시한 결과 창고형 할인점에서 쇼핑한 뒤 적은 분량의 신선식품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다시 찾는다는 주부가 다수라는 사실을 파악하게 돼 1~2인 가구뿐만 아니라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도 방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대형마트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판매대 위쪽에는 기존 낱개ㆍ소량 상품을,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이나 홈플러스 스페셜 단독 소싱 상품을 진열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게 했다. 대용량 상품 구매 고객의 동선을 고F려해 판매다 사이의 간격도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폭을 40㎝ 넓혀 쇼핑카트가 부딪히는 일이 줄어들게끔 했다. 이 매장에서는 상품 가격이 시기별로 오르내리는 할인행사를 최소화하고 상품의 90% 이상을 연중 상시 저가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하이브리드 대형마트를 도입하게 된 것은 1~2인 가구 증가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따라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9월 경남 김해시의 동김해점을 페점하고 11월 부천 중동점 영업을 중단한다. 이마트도 지난해 11월 울산 학성점에 이어 최근 인천 부평점과 대구 시지점을 폐점했다. 롯데마트 역시 동대전점을 이달 30일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럽에선 독일의 ‘알디’나 ‘리들’처럼 초저가 슈퍼마켓 체인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DS)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창고형 할인점만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과 국내 소비자 정서에 맞춰 개발한 한국형 HDS 모델이 홈플러스 스페셜”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유럽의 HDS처럼 상품 대부분을 박스나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꿔 점포 직원들이 상품을 진열하는 작업 부담을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까지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임일순 사장은 “홈플러스가 21년 전 성공적으로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했던 대구에서 또 다른 20년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제2의 창업’을 하겠다는 의지로 달려온 만큼 진정한 가치로 고객께 다시 찾아가겠다는 의지로 고객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대구점을 시작으로 28일 서부산점, 내달 서울 목동점, 동대전점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해 오는 8월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 2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