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미스터 션샤인’으로 9년 만에 드라마 복귀
/그림 1 이병헌이 26일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 E&M 제공
“한국 역사를 몰라도 외국에서 통할 겁니다.”
26일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이병헌(48)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병헌이 2009년 KBS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다. 제작비 400억원이 투입된 1871년 신미양요 때부터 1900년대 항일투쟁 시기까지를 담았다. 이병헌은 “굉장히 큰 역사와 정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때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해도 (외국인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사람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관계와 감정들을 중심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역사적인 사건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유진 초이를 연기한다. 조선의 어린 노비였다가 신미양요 때 미 군함에 떨어져 미국으로 건너 가고 미 해병대 장교가 돼 조선으로 돌아오는 인물이다. 배우 김태리(28)가 그와 사랑을 키워가는 조선 사대부의 딸 고애신 역으로 등장한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tvN 드라마 ‘도깨비’로 한류 붐을 일으킨 김은숙 작가, 이응복 PD 콤비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미스터 션샤인’은 최근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와 방영권 계약을 체결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도 동시 방영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온 해외 취재진 5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통역자를 대동해 배우들의 말을 동시통역으로 들으며 취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영화로 전 세계에 개봉한 경험은 있지만, 한국에서 한국 드라마로 전 세계에 동시 방송되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 문화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 사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병헌은 “1900년대를 다뤘던 영화나 드라마는 많지 않았고, 가장 급변하던 시기에 미국사람으로 등장하는 게 독특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처음 맡아보는 캐릭터이고, 조선의 애국자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아니고 조선에 반감이 큰 사람이라 흥미로웠다”고도 했다.
이병헌은 스무 살 차이 후배 김태리와의 연기에 대해서는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연기할 때는 의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영화를 하면서도 선배님들과의 호흡은 큰 축복이다. (연기를) 못 따라가면 어떡하나를 걱정하는 편”이라고 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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