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경쟁 본격화
전해철ㆍ김진표 등도 출마 채비
친문 내 조기 교통정리 염두한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인 박범계 의원이 25일 “혁신의 선봉으로 돌풍을 일으켜 보겠다”며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8ㆍ25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전해철 의원도 “민주당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며 전대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친문계 의원들이 잇따라 전대를 대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서면서 민주당 당권 경쟁이 조기에 불붙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젊음을 바탕으로 일 잘할 '유능한 혁신가'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며 전대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의원은 특히 6ㆍ13지방선거 압승을 기회이자 위기로 진단하며 “혁신으로 모두가 단결하고 유능함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선인 박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전대 흥행을 위한 다크호스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런 변수와 돌풍 없는, 그저 그런 전대야말로 국민과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민주당원들의 심장을 춤추게 만들어야만 2020년 총선에서 승리와 2022년 재집권을 기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친문계 인사 가운데 8ㆍ25 전대 출마를 공식화 한 것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호위무사로 불리는 최재성 의원과 함께 대선캠프 종합상황본부 1ㆍ2실장을 나눠 맡는 등 친문 핵심으로 분류된다. 앞서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강력한 당정협력으로 국정의 구심을 확고하게 만들고, 당 혁신을 주도해 흔들림 없이 실천해야 한다”며 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재선의 친문계 의원들이 잇따라 8ㆍ25 전대와 관련한 행보를 본격화 한 데는 친문 주자들간 교통 정리를 조기에 마무리 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 된다. 친문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출신의 4선 김진표 의원이 일찌감치 전대를 준비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출신인 7선의 이해찬 의원도 주변의 강한 권유를 받고 있다. 하지만 친문 진영 내에선 세대교체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친문계 일각에서 상대적으로 계파 색체가 덜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친문을 대표하는 주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또한 세대교체 요구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대준비위원회가 전대 룰을 대표ㆍ최고위원은 분리 선출하고, 컷오프를 통해 당 대표 후보 3명을 추려 본선을 치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86세대 주자들까지 속속 전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친문 주자들과 단일 블록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8ㆍ25 전대를 앞두고 세대교체 압력이 한층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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