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서 ‘스카이십 플랫폼’ 시연
드론 비행선으로 재난지역 훑고
이국종 교수가 원격 치료 지시
헬륨가스를 채운 드론 비행선 ‘스카이십(Skyship)’이 재난 지역 위를 훑으며 반경 50m 범위마다 잡히는 휴대폰 신호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관제센터는 잡히는 신호 중 구급대원 등 미리 등록된 사람을 제외한 신호를 통신사 통합 데이터베이스(DB)에 조회해 조난자의 이름과 성별 등 신원을 알아냈다. 동시에 조난자의 자세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자율비행 드론이 스카이십에서 출동해 근접 영상을 전송받는다.
관제센터가 알려준 위치로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증강현실(AR) 안경을 착용하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실시간으로 연결됐다. 이 교수는 병원 안에서 AR 안경을 통해 송출되는 화면을 보면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지시를 내렸다. 원격 응급처치가 진행되는 사이에 의료용 구조헬기가 현장에 도착, 환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한다.
KT는 25일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KT연수원에서 자사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로 구현한 재난 안전 솔루션 ‘스카이십 플랫폼’을 공개하고, 조난자 발견에서부터 이국종 센터장의 원격진료까지 일련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연했다. 2015년부터 재난 안전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온 KT는 스카이십 플랫폼으로 완성된 통합 시스템을 조만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사업에 제안할 계획이다.
KT 재난안전망 시스템의 강점은 재해 상황에서도 끊기지 않는 통신망이다. 전국 68만㎞에 달하는 광케이블은 80%가 땅 아래 매설돼 있어 지진이나 폭발이 발생했을 때도 통신 두절 가능성이 작다. 비상시 전국 58개소에 지어진 마이크로웨이브(MW) 통신망과 하늘 위에 뜬 5개의 위성까지 이용할 수 있어 100%에 가까운 네트워크 생존 가능성을 자랑한다.
내년으로 예정된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 시대가 오면 재난 안전 플랫폼이 훨씬 더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시연에는 LTE망이 이용됐기 때문에 현장과 간담회장 사이에 5초 이상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으로 초저지연ㆍ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5G를 활용하면 원격진료나 조종이 더 세밀해지고 UHD 4K급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시연에 참여한 이국종 교수는 “가능할 거라고 이론적으로만 생각해왔던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원만하게 잘 이루어져서 의료환경에 적용할 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KT는 수년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재난 안전 분야 기술을 선도해왔다”면서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확보한 5G 대역을 활용해 더 빠르고 안전한 재난 안전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주=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