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장 두드러진 경기 개선세를 보였던 강원 지역이 2분기엔 전국 8개 광역권 중 유일하게 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창동계올림픽(2월9~25일) 특수가 사라진 게 이러한 ‘냉온탕 경기’의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고공 행진을 하던 제주 지역 집값은 공급이 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25일 한국은행의 ‘2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8개 권역의 경기 동향을 종합 평가한 결과 2곳(수도권, 호남권)은 소폭 개선, 4곳(충청권, 대경권, 동남권, 제주권)은 보합, 1곳(강원권)은 소폭 악화로 나타났다. 한은은 분기마다 지역별 주요 업체 및 전문가 설문조사, 경기지표 등을 토대로 생산, 수요, 고용, 금융 상황을 파악한 뒤 이를 종합해 권역별 경기 동향을 7등급(대폭 개선-개선-소폭 개선-보합-소폭 악화-악화-대폭 악화)으로 평가한다.
직전 분기 가장 높은 등급(개선)을 받았던 강원권은 생산과 수요 양측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 악화 판정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종료 후 내ㆍ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생산 측면에선 서비스업, 수요 측면에선 소비와 건설투자가 타격을 받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1분기 소폭 증가(전년동기 대비 4,000명)했던 신규취업자 수도 4,5월 월평균 5,000명 감소로 돌아섰다. 보고서는 다만 “지역 인지도 상승, 피서객 증가, 관광객 유치 정책 등으로 향후 강원권의 서비스업과 소비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보인 대경권(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특히 제주권 주택매매가는 지난 4월 전월 대비 -0.02%, 5월 -0.04%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제주 지역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던 2015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주택이 본격 공급되며 수요를 넘어선 게 주요 요인이다. 보고서는 주택 초과 공급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고 정부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제주권 집값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쳤다. 더구나 이 지역 가계부채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지역경제 타격이 우려된다.
보고서는 앞으로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제주권에서는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동남권(부산경남), 호남권, 대경권은 조선업 등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소비가 계속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