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카잔도 최고 32도 예보
현지시간 25일 낮, 카잔 공항에 내려 밖으로 나가자 얼굴 위로 더운 바람이 확 몰려왔다.
축구대표팀이 하루는 35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무더위가 싸우고, 또 하루는 쌀쌀한 초겨울 추위와 싸우고 있다. 한국과 독일의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이 열릴 카잔의 낮은 덥다. 경기날인 27일 낮 최고 기온이 32도로 예보돼 있다. 한국-독일전은 오후 5시 시작한다.
대표팀이 지난 23일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 로스토프나도누 역시 35도에 달할 정도로 무더웠다. 반면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회복 훈련을 소화한 24일은 한낮에도 최고기온이 15도를 밑돌았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센 바람까지 불어 더 춥게 느껴졌다. 대표팀은 오후 5시 훈련을 1시간 앞당겼고 멕시코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은 실내에서만 훈련하도록 조치했다.
로스토프나도누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을 오가는 선수들은 한여름(35도)에서 초겨울(15도), 다시 한여름(32도)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사전 캠프였던 오스트리아 레오강과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크르, 3개 경기 도시(니즈니노브고로드, 로스토프나도누, 카잔) 모두 16~20도로 기후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니즈니노브고로드를 제외한 로스토프나도누와 카잔의 기온이 생각보다 크게 높고 비교적 온화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기온마저 뚝 떨어지자 축구협회도 난감해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로스토프나도누와 카잔 모두 한국에서 알아본 예년 평균기온과 5도 이상 차이가 난다”며 “선수들이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컨디션 이상을 느끼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무더위 속에서 독일과 월드컵 경기를 치러본 적이 있다. 한국-독일의 1994년 미국월드컵 3차전이 벌어진 댈러스는 40도에 육박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들어 무더위에 체력이 떨어진 상대의 발이 느려진 틈을 타 맹공을 퍼부었다. 황선홍(50) 전 FC서울 감독에 이어 홍명보(49) 축구협회 전무가 한국의 두 번째 만회골을 터뜨렸다. 비록 2-3으로 끝났지만 시간이 10분만 더 주어졌어도 경기가 뒤집어졌을 거라 외신들이 평가하는 등 한국이 크게 선전한 경기로 기억에 남아 있다.
카잔(러시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