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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황금세대 이끄는 앙리의 금빛 조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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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황금세대 이끄는 앙리의 금빛 조련

입력
2018.06.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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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표팀의 티에리 앙리(가운데) 코치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벨기에 대표팀의 티에리 앙리(가운데) 코치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벨기에 대표팀의 훈련 장면을 보면 낯 익은 인물이 눈을 사로잡는다. 선수들과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훈련을 이끌며 때로는 진지한 모습으로 조언을 건네기도 하는 이는 프랑스 축구 전설 티에리 앙리(41)다. 프랑스 ‘아트사커’의 선봉장에 섰던 그는 벨기에 대표팀의 코치로 이번 월드컵에 참가해 팀을 막강 화력 군단으로 재 탄생시키고 있다.

벨기에 축구협회에 따르면 앙리는 2016년 8월 팀의 세컨드 어시스턴트 코치로 부임했다. 그는 비디오 분석 업무도 병행한다. 2014년 선수 은퇴 후 지도자 생활로는 첫 발이다. 그의 선수 시절은 화려하다. A매치 123경기에 출전해 51골을 넣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0) 우승 멤버다. 유벤투스, 아스날, 바르셀로나 등 명문 클럽에서도 활약했다. 벨기에 대표팀 선수들은 “앙리의 경험이 우리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벨기에 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보여주는 화력은 막강하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튀니지를 5-2로 눌렀다. 벨기에는 19일 있었던 파나마와 조별리그 1차전 3-0 승리를 엮어 일찌감치 16강 고지를 선점했다. 2경기에서 8골을 뽑아내는 폭발적인 공격력 한 가운데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다. 그는 32년 만에 월드컵 2경기 연속 멀티 골 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황금세대’가 이끄는 벨기에가 무서운 힘으로 러시아를 휩쓸고 있다.

루카쿠는 활약의 공을 앙리에게 돌렸다. 그는 튀니지와 경기 후 네덜란드 NOS와 인터뷰에서 “앙리는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걸 주문한다. 하지만 내가 잘 수행하면 성장한다”면서 “앙리와 함께하는 시간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18일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실린 기고문에서도 “앙리는 그가 현역 때 선보였던 놀라운 공간 침투를 내게 가르쳐 준다”고 경의를 표했다.

앙리는 선수들과 ‘축구 토론’도 벌이며 성장을 유도하기도 한다. 루카쿠는 “아마도 앙리는 나보다 축구 경기를 자주 보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나와 앙리는 축구를 본 뒤 마주보고 앉아 여러 대화를 한다. 앙리와의 대화는 내게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돌아봤다.

공격수뿐 아니라 수비수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29ㆍ토트넘)는 “앙리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다. 그의 월드컵 경험담과 선수시절 이야기들은 항상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벨기에는 앙리 부임 이후 2016년 9월 유럽지역예선을 시작으로 2018년 6월 코스타리카와 평가전까지 19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벨기에 축구를 책임질 ‘황금세대’들은 앙리의 ‘황금빛 조련’을 받아 더욱 빛이 나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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