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모두 한국당 당권 주자 거론
JP 보수가치 이어갈지 눈길 쏠려
‘충청권 맹주’로 불렸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충청을 세력기반으로 성장한 정치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보수진영에는 김 전 총리를 보좌한 이른바 ‘JP 문하생’ 출신이나, 김 전 총리와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한 인사들이 적지 않다. 2013년 12월 김 전 총리를 칭송하는 정치인 50여 명이 모여 그의 아호를 딴 ‘운정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당시 발족회에 참석했던 4선의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정치적 스승’이라 칭한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간판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당 대변인을 지내며 ‘JP의 입’으로 활동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3일에도 가장 먼저 달려가 ‘준상주’ 역할을 자처했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도 적통(嫡統)임을 강조하는 정통 JP맨이다. 정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민련 소속으로 충북 진천ㆍ음성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4년간 자민련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1998년 DJP 공동정부 출범 이후에는 자민련 몫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2002년 자민련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때도 당을 지키다 2004년 총선 이후에 탈당했다.
이완구 전 총리도 한때 JP를 이을 충청권 대표 정치인으로 거명돼 온 인사다. 그는 신한국당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1997년 당적을 자민련으로 옮기면서 JP와 한 길을 걸었다. 자민련 대변인과 원내총무 등을 역임했다. JP는 이 전 총리에 대해 “번개가 치면 먹구름이 낄지, 천둥이 칠지를 아는 사람”이라 평했을 정도로 그를 높이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현재 한국당 안팎에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JP는 갔지만, 남은 정치적 후계자들이 생전 그가 추구했던 보수 가치를 이어갈지 눈길이 쏠린다.
1995년 자민련 창당 당시 JP의 특별보좌역으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충남지사 3선에 성공한 심대평 전 지사도 대표적인 JP맨이다. 그는 한때 충남 맹주 자리를 노리기도 했지만 2012년 총선에서 패하면서 사실상 정치 일선을 떠난 상태다. 1998년 JP가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총리실 공보과장을 맡기도 했던 재선의 김태흠 한국당 의원 역시 JP와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초선 가운데는 충남 서산ㆍ태안이 지역구인 성일종 한국당 의원이 JP 사단에 속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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