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를 상대로 코소보를 지지하는 듯한 골 세리머니를 펼친 스위스 선수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IFA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축구대표팀의 제르단 샤키리(27)와 그라니트 자카(26)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샤키리와 자카는 지난 23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세르비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골을 넣어 스위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들은 골을 넣고 양손을 겹쳐 '쌍두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로 논란을 빚었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그려져 있는 상징물이다. 알바니아계 코소보인들은 쌍두독수리 국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해왔다. 부모가 알바니아계인 샤키리는 코소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스위스에 이민 왔다. 자카는 스위스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알바니아계다. 코소보는 세르비아 영토였으나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1998∼1999년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2008년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FIFA는 경기장에서 모든 정치적 메시지나 상징을 표현하는 것을 금지한다. 샤키리와 자카가 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정이 나면 최대 2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세르비아 언론은 샤키리와 자카의 골 세리머니를 ‘수치스러운 도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샤키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리머니에 대해 '감정의 표현'이라고만 하면서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세르비아 축구협회는 샤키리의 신발에 코소보 국기 장식이 있었다면서 “이것은 도발이다. 우리는 코소보가 아닌 스위스와 경기하는 것이다”라며 FIFA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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