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노선 늘고 북한 관광 상품도 봇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잇따른 중국 방문을 계기로 경제협력을 비롯한 북중 간 교류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 특히 양국은 사회주의 형제국가의 전통인 당대당 교류를 넘어 정상국가 간 교류의 모양새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22일 베이징(北京)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25일 열린 평양 춘계국제상품전에 200여개의 중국 기업이 참가해 북한 공기업들과 농업ㆍ전자ㆍ기계ㆍ건축ㆍ식품ㆍ일용품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을 모색했다. 이 상품전은 북한의 최대 규모 국제전시회로 올해에는 중국과 이란 등 15개 국가에서 260여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이 가운데 70%가 중국 기업이었다.
특히 주목되는 건 중국 기업들의 대거 참가가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각각 베이징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에 이뤄진 점이다. 당시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경협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실상 북중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사실 북중 간 교류는 지난 3월 말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양국 간 항공노선이 많아지고 북한 관광이 활성화하고 있는 대목이다.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은 평양~베이징 노선을 증편한 데 이어 취항지를 선양(瀋陽)ㆍ상하이(上海)ㆍ청두(成都)ㆍ시안(西安) 등지로까지 늘렸고, 중국 국영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도 6개월여만에 베이징~평양 노선을 최근 재개했다. 때마침 중국의 대형 온라인 여행사 취날왕(qunal.com)은 다양한 북한 관광상품을 내놓았고, 접경지역에선 북한을 찾는 관광객들의 통행증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북중 간 교류ㆍ협력이 당대당 인적 교류와 접경지역 경협 위주였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중국 전역에서 북한과의 교류가 가능한 물적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대북제재 범위 바깥에 있는 관광분야를 활성화함으로서 양국 민심의 융합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의 지난 19~20일 3차 방중이 정상국가 간 교류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해석과도 일맥상통한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최근의 북중 간 교류ㆍ협력 확대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비해 북한 시장을 선점하려는 중국과 당장의 실질적인 대북제재 완화 효과가 필요한 북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측면도 크다”면서 “다만 북한은 일방적인 중국의 지원을 원하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국제사회 편입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국가 대 국가 간 교류ㆍ협력을 추구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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