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세먼지 농도는 어때?” “외출하기 좋은 날씨네요”
똑똑한 스마트폰 음성인식 서비스가 매일 아침 기상정보를 알려준다. TV, 냉장고 등에도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가전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운전자 안전과 편의를 돕는 음성인식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IHS에 따르면 2023년까지 자동차 내장형 음성인식 시스템 판매량은 약 1억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장형이 아닌 스마트폰과 연동한 시스템도 1억대 판매를 넘을 것으로 예측돼 음성인식 서비스는 미래 차 필수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 음성인식ㆍ인공지능(AI) 기술은 현재 널리 활용되는 스마트폰ㆍAI 스피커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한다. 음성인식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틀어주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거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와 연동한 똑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용 음성인식 서비스는 북미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영어를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를 활발하게 제공 중이다. 성조(높낮이)가 있는 중국어 음성인식은 현지 토종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미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말 서비스는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와 ITㆍ통신 기업들이 관련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음성인식 기술은 ▦음성을 인식하는 ‘전처리’(Pre-Processing) 과정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가상의 시나리오를 대입하는 ‘자연어’(Natural Language) 처리 ▦이를 다시 음성으로 전환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성 합성’ 단계로 이뤄진다.
여기서 자동차용 음성인식 서비스는 주행 중 발생하는 각종 소음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추가돼야 한다. 전처리 과정에서 자동차의 풍절음 및 엔진 소리, 경적 등 고려해야 할 돌발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전처리 과정을 거치면 운전자의 요청사항에 대한 해결방법을 내놓아야 하는데,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네비게이션을 조작하지 않아도 ‘OO동 맛집을 찾아줘’라고 하면 인근 식당을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해 경로를 안내한다.
최근에는 음성인식 단계에서 운전자의 감정까지 반영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퇴근길엔 조금 더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고, 여행 중엔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준다. 여기에 같은 자동차를 운전해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 ‘아빠차’와 ‘엄마차’로 나누는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운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자동차 상태를 모니터링해 시트와 공조장치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각 운전자가 선호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제공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도로환경에 특화된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성인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 IT 기업과도 활발한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며 “음성인식을 통한 명령만으로 운전까지 가능한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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