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를 미국으로 보내는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 전사자 유해 인도에 하루 이틀이 걸릴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미 오늘 200구의 미군 유해를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관계 정상화 조치에 착수함에 따라 비핵화 후속 협상이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미군 유해 송환은 6ㆍ12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다.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4항을 통해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즉각 송환’에 합의했다. 북미는 1990년 북한 지역의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해 2007년까지 모두 443구의 유해를 미국으로 송환한 바 있다.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 7,697명 가운데 5,300여구의 유해가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으로 상호 신뢰 확대와 관계 정상화의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던 비핵화 프로세스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후속 협상을 이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수차례 재방북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북한이 확답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행보를 후속 협상 지연과 연결시켜 또다시 ‘시진핑 배후론’을 거론하고 있다.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송에 다시 등장해 “북한이 진지하다면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압박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며 뜸을 들이기보다 비핵화 협상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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