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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데 헤아’ 만리장성 전설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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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데 헤아’ 만리장성 전설을 넘어라

입력
2018.06.22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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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밤 필승의 멕시코전 세계 놀래킨 초짜 수문장 조현우 브라질 대회 2경기 MOM 철벽 현재 세이브 1위 오초아와 승부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월드컵 F조 첫 경기에서 공중 볼을 안전하게 잡아내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월드컵 F조 첫 경기에서 공중 볼을 안전하게 잡아내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대구의 데 헤아’ 조현우(27ㆍ대구FC)가 멕시코의 ‘만리장성’ 기예르모 오초아(33ㆍ스탕다르 리에주)와 수문장 대결을 펼친다.

신태용(49)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커리어만 보면 월드컵에 막 데뷔한 ‘초짜’ 조현우와 세계 톱 클래스 오초아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조현우가 지난 18일 스웨덴과 F조 1차전에서 보여준 선방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스웨덴 마르쿠스 베리의 결정적인 슈팅을 방어하는 조현우.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스웨덴 마르쿠스 베리의 결정적인 슈팅을 방어하는 조현우.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다. 월드컵 엔트리 23명 중 3명이 골키퍼인데 주전을 제외한 2명은 1분도 못 뛰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김승규(28ㆍ빗셀고베ㆍA매치33경기)가 주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신 감독은 A매치 경험이 6경기에 불과한 조현우를 스웨덴전에 내세웠다. 첫 월드컵 무대에서 그가 큰 실수라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었지만 승부수는 ‘대박’을 쳤다. 조현우는 페널티킥으로 1실점했지만 결정적인 슈팅을 두 차례 막아내며 맹활약했다. 경기 종료 후 영국 BBC는 양 팀 통틀어 조현우에게 최고 평점(7.48)을 매겼고 국제축구연맹(FIFA)도 “그의 선방이 없었다면 전반에만 2,3골은 내줬을 것”이라 극찬했다.

조현우는 지난 해 11월 세르비아와 평가전(1-1 무)에서 1실점했지만 90분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특히 상대 아뎀 랴이치(27ㆍ토리노)가 날린 골과 다름없던 프리킥 슈팅을 비호처럼 막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전에도 소속 팀 대구나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기막힌 선방 솜씨, 호리호리한 체격, 순한 외모가 스페인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닮아 ‘대구 데 헤아’라 불렸다.

세르비아 평가전 뒤 ‘전국구 데 헤아’로 격상됐고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선문대 감독 시절 조현우를 가르쳤던 조긍연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는 “순발력, 유연성을 모두 갖췄다. 양 발을 다 잘 써 필드 플레이어들과 패스 게임을 해도 뒤지지 않는 선수”라며 “국가대표에서도 대성할 거라 봤다. 그 시기가 월드컵이었던 것일 뿐”이라고 했다.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멕시코 골키퍼인 기예르모 오초아가 지난 17일 독일과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에서 길게 공을 던진 뒤 전망을 바라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멕시코 골키퍼인 기예르모 오초아가 지난 17일 독일과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에서 길게 공을 던진 뒤 전망을 바라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독특한 파마머리의 오초아는 키가 185cm로 조현우(189cm)보다 작지만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지녀 별명이 ‘만리장성(Great Wall)’이다.

그는 조현우와 달리 월드컵에서 인고의 시간을 오래 보냈다.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모두 벤치만 지켰다. 2011년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대표팀에서 퇴출됐다가 상한 육류를 먹은 걸로 확인돼 오명을 벗기도 했다.

독일에 1-0 승리가 확정된 뒤 환호하는 오초아. 모스크바=연합뉴스
독일에 1-0 승리가 확정된 뒤 환호하는 오초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오초아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가 됐고 개최국 브라질과 조별리그 경기에서 8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기막힌 선방으로 ‘맨 오브 더 매치(MOM)’에 뽑혔다. 네덜란드와 16강에서도 1-2로 졌지만 MOM은 그의 몫이었다. 오초아는 지난 17일 독일과 F조 첫 경기에서도 상대 유효슈팅 9개를 모조리 막아내 현재 세이브 부문 1위다. 천하의 네이마르(26ㆍ브라질), 토니 크로스(28ㆍ독일)도 오초아의 방어막을 뚫지 못했다.

스웨덴전에서 유효슈팅 0개로 큰 실망을 안긴 한국은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줄 골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만리장성부터 허물어야 한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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