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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칼럼] 중국의 전기차 굴기, 지켜 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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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칼럼] 중국의 전기차 굴기, 지켜 보고만 있을 것인가

입력
2018.06.2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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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의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중국 전기차의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중국차”라고 하면 “짝퉁차”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아직까지도 중국차의 디자인은 다른 해외 유명브랜드의 디자인을 그대로 도용하거나 일부 변형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국차를 한 수 아래로 보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차의 디자인 도용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이지만, “짝퉁차”라는 이미지만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을 바라보고 중국차 및 중국 시장의 본질과 전기차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야심을 제대로 꿰뚫어 보지 못한다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4월에 있은 베이징모터쇼에서 직접 접한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들의 수준은 중국차를 더 이상 짝퉁차로 치부하고 넘길 수만은 없다는 점을 크게 일깨워주었다. 이번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전체 부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고, 대부분의 부스에서는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으며 일부 업체들은 수소연료전지 기술까지도 대거 공개하는 등 전기차 분야에서만큼은 중국도 다른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더욱 경계할 부분은, 중국차의 완성도나 성능을 보면 기존 완성차 회사들에 견주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전반적인 상품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점인데, 특히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지리(GEELY)나 북경기차, BYD와 같은 규모 있는 업체들의 경우 기존 대중브랜드들과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완성도가 올라와 있었고, 일부 신생 업체들은 통상적인 전기차를 넘어 전기 슈퍼카를 개발하고 전기차의 F1 레이스에 해당되는 포뮬러 E에도 출전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만큼은 성능면에서도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 전혀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능가할 정도의 수준을 보인 현지 업체도 다수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베이징모터쇼 방문 시에 목격한 베이징 시내의 도로 풍경에서도 그 사실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는데, 10년 전보다 도로에서 목격되는 중국 현지 브랜드의 자동차들이 최소 2~3배 이상 늘어나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전기차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굴기, 즉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이 기술 주도권을 가지고 나아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점차 현실로 드러나는 것이어서, 가까운 미래에 전기차 시장에서 이들과 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폐막한 부산모터쇼에서도 극명히 드러나듯 우리의 현실은 전기차에 대한 인식 부족과 보조금 지원에만 의존하는 정부 정책,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 부족 등이 결합되어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데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경우 한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어 중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중이고,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전기차에 대한 중국의 굴기를 더 이상 지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배터리 등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고 이들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자체적인 기술 개발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기술제휴와 공동연구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다각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정책에서 벗어나 전기차를 운행하는데 있어 운전자들의 피부에 실제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고 새로운 정책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자동차 번호판에 대한 할당제를 채택한 베이징 시의 경우 올해부터 전기차에 더 많은 쿼터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가 될 것이다. 또한 전기차 시장에 대한 중국의 각종 무역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당국의 적극적인 노력도 절실히 요구된다.

전기 파워트레인의 경우 부품 수가 적고 기본적인 메커니즘도 내연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훨씬 낮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자금력을 앞세운 많은 신생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등장할 것이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베이징모터쇼에서는 그것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국내 자동차 업계와 정부 모두 전기차에 보다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 강상구

 

강상구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수료 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을거쳐 현재 법무법인 제하의 구성원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자동차 관련 다수의 기업자문 및 소송과 자동차부품 기업 로버트보쉬코리아에서의 파견 근무 경험 등을 통해 축적한 자동차 산업에 관한 폭넓은 법률실무 경험과,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얻게 된 자동차에 대한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에 관한 법률문제 및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분석과 법률 해석 등을 제시하고 있다(skkang@jeh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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