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강호인 우루과이가 중동 축구의 자존심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침몰시켰다.
우루과이는 21일(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우루과이는 앞서 이집트와 벌인 1차전에 이어 이날 승리까지 챙기면서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1차전에서 러시아에 대패한 사우디아라비아는 2연패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우루과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갈길 바쁜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격적인 양상을 보였지만 우루과이는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역습을 노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차전인 러시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무기력한 모습과는 다르게 우루과이의 골문을 호시탐탐 노렸다.
양팀의 균형은 전반 중반에 깨졌다.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인 루이스 수아레스(31ㆍ바르셀로나)가 전반 22분, 왼쪽 코너에서 올라온 볼을 사우디아라비아 문전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선취골을 뽑아냈다. 양 팀 선수들이 헤딩 경합 도중, 흘러 나온 볼의 낙하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수아레스의 감각적인 골이었다. 이날 국가대표 A매치 100경기에 나선 수아레스의 자축골이기도 했다. A매치 52번째 골을 터트린 수아레스는 또 우루과이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3개 대회에서 득점을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첫 골을 내준 사우디아라비아의 몸놀림은 분주해졌다. 전반 25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하탄 바헤브리(25ㆍ알샤밥)가 우루과이 왼쪽 45도 각도에서 왼발 강슛을 날리는 등 전반 내내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선취골은 후반전 분위기를 바꿔놨다. 선제골을 가져간 우루과이의 패스는 살아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은 오프사이드 등에 걸리면서 이렇다 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느슨해진 전방 압박으로 오히려 우루과이의 공격은 더 활발해졌다. 실제 후반 16분엔 왼쪽에서 올린 에딘손 카바니(31ㆍ파리 생제르맹)의 크로스가 카를로스 산체스(34ㆍ몬테레이)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고 후반 40분에도 역시 카바니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의 어설픈 볼처리를 틈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리는 등 인상적인 모습까지 연출했다. 결국, 우루과이는 전반전에 나온 수아레스의 득점을 결승골로 잘 지켜내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우루과이의 승리로 A조에선 우루과이와 러시아가 각각 2승으로 16강행을 확정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집트는 2패를 당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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