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독일의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파트너십을 맺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수소전기차 시장의 선도 업체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간 협업을 통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토요타와 BMW, 혼다와 GM이 수소차 동맹을 맺고 있어 현대차ㆍ아우디 동맹은 이들에 맞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0일 현대ㆍ기아차와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가 각 그룹을 대표해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기술 확산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허권과 주요 부품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아우디와의 파트너십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는 물론 수소 연관 산업 발전을 통한 혁신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수소전기차 관련 연구 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 및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에 효력을 미친다. 피터 메르텐스 아우디 기술개발 총괄은 “수소전기차는 전동화 기반의 차량 중 가장 진화된 형태로, 잠재력이 큰 미래 친환경 기술 분야”라며 “현대차그룹과 같은 강력한 파트너와의 협업은 수소차 분야의 기술 혁신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모색 중인 현대차 그룹과 수소차 양산 모델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 간 이해관계가 맞아 성사됐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차세대 친환경차로 양사 모두 수소전기차를 꼽고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기술로 가장 완벽한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를, 어느 업체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자동차업계의 판도가 갈린다”고 말했다.
수소차는 전기차와 다르게 고도의 기술력이 축적되지 않는 한 생산이 어려워, 완성차 업체들이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독자적으로 수소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투싼ix35를 내놓은 현대차와 2015년 ‘미라이’를 출시한 토요타, 2016년 ‘클래러티’를 내놓은 혼다뿐이다. BMW는 토요타와 수소차 기술을 2013년 공동 개발하기로 했고, 같은 해 GM은 혼다와 수소전기차 엔지니어링팀을 통합했다.
특히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기술 표준화는 보다 많은 차를 팔아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들이 가져갈 수밖에 없어, 업체 간 연합체계가 중요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향후 폭넓은 형태의 기술 협력 관계를 구축해 미래 수소전기차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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