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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새 김정은 3번 만난 시진핑 "정세 변해도 북중관계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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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새 김정은 3번 만난 시진핑 "정세 변해도 북중관계 불변"

입력
2018.06.20 0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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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룡해ㆍ왕치산 등 양국 실세 총출동 리설주ㆍ펑리위안 여사도 재회 # 中, 김정은 도착 30분 만에 신속 보도 과거 '평양 귀환 후 공개'와 대조적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부각 의도 # 비행기 3대 등 방중단 규모도 커져 오늘 첨단산업 현장 시찰 나설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벤츠 차량이 19일 중국 베이징 다오위타이로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벤츠 차량이 19일 중국 베이징 다오위타이로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19일 전격적으로 3차 방중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과 만찬을 포함해 짧은 기간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번 방중을 통해 ‘은둔의 독재자’에서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정상국가 지도자로의 이미지 변신을 적극 꾀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40여일만에 다시 만나 정상회담과 만찬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간 재회도 이뤄졌다. 이날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6ㆍ12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중국의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단계적ㆍ동시적 비핵화 방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정세가 바뀌어도 북중관계와 북한에 대한 지지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공고한 북중관계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쌍중단(雙中斷ㆍ북한의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전환 동시논의) 방침에 대해 의기투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 간 세번째 만남에는 북측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북미 회담 성사의 주역인 김영철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중국 측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과 왕후닝(王滬寧)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등 양국 핵심실세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용기인 ‘참매1호’를 이용해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중국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 앞서 왕 서기를 비롯한 중국 측 고위인사를 만나 현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슷한 시각 김 위원장 방중 수행단에 포함된 경제분야 인사들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업체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말 1차 방중 당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둘러보며 적극적인 개혁ㆍ개방 의지를 내비쳤던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에 또 다른 첨단산업 현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3차 방중단은 이전보다 규모가 커졌고 공항 도착과 이동 때엔 이전 두 차례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공항에선 김 위원장이 타는 전용차량을 의미하는 휘장이 새겨진 VIP 차량이 2대 목격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동행했음을 실감케 했다. 또 고급승용차 10여대와 미니버스 10여대, 구급차량, 식자재를 실은 차량까지 뒤따랐다. 중국 정부는 공항은 물론 인민대회당이 있는 톈안먼(天安門) 인근과 댜오위타이로 가는 길목 등에 무장경찰차와 공안을 촘촘히 배치하는 등 철통 호위에 나섰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 방중 소식이 최초 알려졌을 때는 지난 10일 북미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를 놓고 잠시 혼선이 일었다. 당초 김 위원장이 국내 시찰 때 이용하는 안토노프(An)-148 기종인 고려항공 251편 특별기를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됐지만, 항공정보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참매1호 기종인 IL-62M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별기와 화물기보다 30여분 늦은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참매1호를 통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1차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리 여사와 함께였다.

김 위원장 동선을 따라 철통 경호가 펼쳐지긴 했지만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도 나타났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 30여분만에 중국 관영매체들이 방중 소식을 공식 보도했다. 김일성ㆍ김정일 때는 물론 김 위원장의 1,2차 방중 때도 북한으로 돌아간 뒤에야 방중 사실을 확인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이미지 메이킹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해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대해 “미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 보란 듯 밀월관계를 과시함으로써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대북제재 완화 효과를 거두기 위한 실용적 외교”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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