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김영현)는 18일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가 이씨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씨는 ‘갑질 폭행’ 의혹으로 지난 4일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후 약 2주 만에 다시 구속 심사대에 서게 됐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이씨가 주요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대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지켜본 뒤 추가 조사를 거쳐 다음 주중 이 전 이사장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씨는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실제로는 평창동 자신의 집에 불법 고용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특히 출입국당국은 이씨가 대한항공 조직을 동원해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하고 허위 연수생 비자를 발급받게 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씨는 지난 11일 이민특수조사대의 소환 조사 당시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대체로 인정했지만, 대한항공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불법 초청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에 앞서 딸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지난달 말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출입국당국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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