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7시58분 일본 오사카(大阪)부에서 리히터 규모(M) 6.1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출근길에 발생한 지진으로 오사카시의 도로 곳곳이 끊기고 열차 운행이 정지되며 한때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해일(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으나 추가 지진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원은 오사카부 북부로 깊이는 13㎞였다. 다카쓰키(高槻)ㆍ하라카타(枚方)ㆍ이바라키(茨木)ㆍ미노(箕面)시에서도 최대 진도 ‘6약(弱)’의 흔들림이 발생했다. 진도 6약은 서 있기 곤란하거나 창문의 유리가 파손될 수 있는 수준이다. 오사카부에서 진도 6약의 진동은 관측을 시작한 1923년 이후 처음이다. 진도 6약은 우리나라 기준 진도 9에 해당한다. 일본은 진동의 강도를 10단계로 표현하는 자체적인 진도 체계를 갖고 있고 우리나라는 12단계의 메리칼리 진도계급(MMI)을 사용한다.
이번 지진으로 다카쓰키시에서 9살 초등학생이 등교하던 중 무너진 담장에 깔려 숨지는 등 3명이 사망했고 214명의 부상자가 집계됐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금이 가는 피해는 물론 수도관 파열에 따른 도로 침수 등이 잇따랐다. 오사카의 대형복합시설 그랜드프론트오사카에선 사무동 엘리베이터가 멈춰, 6명이 1시간 반 가량 갇혀 있다 구조됐다.
지진으로 인한 정전으로 출근길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산요(山陽) 신칸센과 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과 JR, 긴테쓰(近鐵), 난카이(南海) 등 전철과 지하철도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일부 역에선 전광판이 내려 앉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사카 주변 17만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가스관 파손 우려로 11만가구의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이 지역은 한국 교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고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오사카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사카 지부와 현지 항공사ㆍ여행사 등을 통해 한국 교민과 여행객의 안부를 파악했지만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지진 대책반을 설치하고 피해 확인에 나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인명을 제1의 기본 방침으로 하고 정부가 합심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선 규모 4 이상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16일 지바(千葉)현 인근 바다에서는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4차례나 발생했고, 17일 군마(群馬)현에서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대지진이 발생한 뒤 비슷한 정도의 지진이 일어난 사례가 있다”며 “향후 1주일, 특히 2~3일 안에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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