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멕시코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내부 분열에 휩싸였다. 경기 패배 후 ‘젊은 피’ 율리안 브란트(22ㆍ바이어 레버쿠젠)가 해맑게 셀피를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독일 팬들의 분노를 샀다.
독일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F조 멕시코와 경기에서 0-1로 무너졌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독일은 첫 경기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남은 2경기에서 반드시 2승이 필요하게 됐다.
독일 언론들이 ‘도산’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경기 후 선수들의 입에서 수위 높은 발언이 나오며 내분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팀의 중앙 수비수 마츠 훔멜스(29ㆍ바이에른 뮌헨)는 화살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수비가 좋지 않았다. 수비 시 나와 제롬 보아텡(29ㆍ바이에른 뮌헨)밖에 없었다.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전(평가전)에서 경고 사인이 울렸지만 어쩌다 우리가 이런 경기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28ㆍ레알 마드리드)는 “남은 2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월드컵은 끝난다”고 분발을 촉발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팀의 신성 공격수 브란트가 경기 직후 팬들과 셀피를 찍어 기름을 부었다. 이날 후반 교체투입 돼 활발하게 공격을 펼친 브란트는 팀이 패한 뒤 라커룸으로 향하는 입구 앞에서 독일 팬들과 웃으며 셀카를 찍는 모습이 독일 방송에 포착됐다. 독일 언론들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브란트는 독일 빌트를 통해 “라커룸으로 향하는 어린 꼬마 팬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나 역시 경기 결과에 낙담하고 있었지만, 꼬마 팬의 사진 요청에 이것저것 따질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로써 독일의 요아힘 뢰브(58) 감독은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뢰브 감독은 “모두가 비참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음 경기에선 더 나아져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독일은 24일 오전 3시(한국시간) 소치에서 스웨덴과 2차전을 치른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