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향인 원산 일대가 우선적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고, 민간기업의 이 지역 인프라 개발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책 특수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삼성증권 주최로 열린 포럼 행사에서 “향후 북한의 개혁ㆍ개방은 체제 안정을 위해 특구와 개발구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고향이자 유일한 특별법 보호지역인 원산이 랜드마크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2014년 외자유치 차원에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특구)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유 팀장은 “원산 개발을 위해선 전력, 항만, 철도, 물류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며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는 민간기업을 지원할 특수은행인 ‘원산개발협력은행’(가칭)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협 초기엔 북한 개방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 탓에 민간 참여가 저조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국책은행이 선제적 출자로 ‘개발은행’을 설립해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 팀장은 원산개발협력은행의 지분구조로 정부(70%), 산업은행(15%), 수출입은행(15%)이 공동출자 하되, 주요국이 정부개발원조(ODA)나 차관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놓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렇게 설립된 은행이 북한 정부, 국내 투자자와 함께 지분투자를 하고, 국내 금융기관들은 필요 자금을 대출하는 형태로 특구 내 인프라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유 팀장은 내다봤다.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한반도 안보위기 완화가 한국경제에 새로운 도약 기회를 주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와 관련된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