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월드컵 ‘랭킹 1위’ 독일의 골문을 여는 순간 멕시코의 땅도 울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멕시코전이 열린 17일(현지시간) 멕시코 지리기후관측연구소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인공 지진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치차리토(31)의 패스를 이어 받은 이르빙 로사노(22)가 선제골을 넣은 전반 35분. 연구소는 “수도 멕시코시티 내의 센서 중 최소 2개가 이를 감지했다”며 “당시 멕시코시티의 시내 광장 등에서 200만명의 인파가 모여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번 진동이 지리적 현상이라고 여길 규모는 아니라면서 “거대한 점프”에 의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응원 장소 근처의 관측 장비가 갑작스런 대규모 인파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멕시코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이 같은 해프닝을 남길만큼 멕시코 국민에게 큰 의미였다. 멕시코는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110명이 살해됐을 뿐 아니라, 지난 2월에는 규모 7.2의 지진이 멕시코 시티 전역을 휩쓸어 슬픔에 빠져 있었다. 온 국민이 집단적 우울감에 빠져 있는 가운데 대표팀이 ‘깜짝’ 승리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쁨을 안겨준 셈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도 멕시코는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멕시코시티 광장엔 7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서로 얼싸안고 힘차게 국기를 흔들었다. 도시 전역의 식당과 술집은 온통 “멕시코, 멕시코!”를 외치는 함성 소리로 가득했고 2만여대의 차량으로 가득 메워진 주변 도로는 한 때 차량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멕시코는 한편 오는 24일 대한민국과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 경기장에서 월드컵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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