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막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이전 월드컵에 미치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4년 만에 찾아온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맞이하는 식품 유통업계는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월드컵 경기 시간이 대부분 저녁 시간에 집중돼 있어 야식 수요를 기대하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치킨 업체들은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관련 상품을 특집으로 편성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마케팅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경기를 포함해 주요 경기가 대부분 밤 9시와 자정 사이에 열리는 만큼 경기를 보며 야식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달 말까지 야식 인기 상품 19종을 우리카드로 결제하면 40%를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꼬깔콘 등 과자류 6종과 냉동상품 5종에 대해서는 2개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2+1’ 증정 행사도 진행한다. 편의점 CU는 6월 한 달간 오후 6~9시 야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BC카드와 NH농협카드로 결제하면 족발, 훈제 닭다리, 간장 닭강정 등 야식상품 13종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로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6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국민 야식’을 파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예선전 3경기의 스코어를 맞추는 사람에게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또봉이통닭은 국가대표팀 예선 경기가 있는 18, 24일, 27일 주요 메뉴를 10% 할인 판매한다. BBQ는 모바일 주문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와 연계해 제품 가격을 2,000원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유통업체들도 월드컵을 매출 증대의 발판으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주요 경기 시간대에 남성 상품을 집중 편성하고, 2030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이색 콘텐츠도 선보인다. 특히 한국 경기가 진행되는 18일, 24일, 27일에 스포츠웨어, 운동기구 등 남성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짧은 시간 내 구매 결정이 가능한 가공식품과 잡화 등 상품을 집중 편성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남성 주문고객이 평소보다 10% 이상 증가하고, 가공식품, 스포츠 의류, 잡화 매출이 50% 이상 상승했다”며 “경기 시간대 앞뒤로 관련 상품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면 이번 월드컵 때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주류ㆍ음료 업계는 한정판 제품 출시, 야외 응원전 개최 등 월드컵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쇼핑몰인 HDC아이파크몰은 우리나라 팀 첫 경기가 열리는 18일 서울 용산역 광장 야외 옥상에서 맥주와 경품을 무료로 증정하는 야외 응원전도 펼친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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