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을 잘하는 팀은 팬을 얻고, 수비를 잘 하는 팀은 승리를 얻는다.”
한국-스웨덴전(한국시간 18일 오후 9시)을 중계하기 위해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온 안정환(42) MBC 해설위원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스웨덴과 첫 경기 성패는 공격이 아닌 수비에 달려 있다”며 축구 격언을 강조했다.
스웨덴은 유럽 예선 12경기에서 9실점의 ‘짠물 수비’를 자랑한다. 올 초부터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5차례 평가전에서 2골 밖에 못 넣었지만 실점도 3골뿐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4-4-2 포메이션이 바뀌지 않았다.
경계 대상 1호는 2016~17시즌 분데스리가 도움왕 출신 에밀 포르스베리(27ㆍ라이프치히)다. 그는 투 톱 아래 왼쪽 미드필더지만 주로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의 물꼬를 튼다. 안 위원은 “포르스베리는 90분의 80% 이상을 가운데로 온다. 그가 안(중앙)으로 좁힐 때 누가 마크할지 반드시 약속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웨덴의 역습 패턴은 단순하다. 수비에서 공을 끊으면 일단 포르스베리에게 연결하고 거기서 공격을 시작한다. 포르스베리에게 공이 가기 전에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안 위원은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 포르스베리가 공을 많이 못 잡게 해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과 경기(한국 1-0 승)에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의 전설적인 미드필더)가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처럼 포르스베리를 그라운드에서 지워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포르스베리가 공을 잡으면 바짝 붙어 편하게 패스하지 못하도록 방해해야 한다. 2002년 때 송종국(39)이 끈질기게 따라다니자 피구는 평정심을 잃었다. 지난 해 11월 콜롬비아와 평가전(한국 2-1 승) 때도 한국은 상대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27ㆍ바이에른 뮌헨)가 다혈질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고요한(30ㆍ서울)이 밀착마크 해 신경을 살살 건드리 꽁꽁 묶을 수 있었다.
스웨덴의 유럽 예선 최다득점자는 최전방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32ㆍ알 아인ㆍ184cm)이고 그의 파트너인 올라 토이보넨(32ㆍ툴루즈)은 192cm의 장신이다. 그렇다고 스웨덴이 무의미하게 전방으로 공을 올리는 단순한 ‘뻥 축구’를 구사하진 않는다. 양 쪽 풀백이 상대 진영으로 깊숙하게 들어간 뒤 크로스를 올리면 가운데서 해결하는 패턴이 많다. 안 위원은 “베리나 토이보넨 모두 좋은 공격수지만 호날두나 메시처럼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해결하는 유형은 아니다. 측면에서 좋은 크로스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봉쇄하면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웨덴에는 장신 수비수가 즐비하다. 포백 4명 중 가운데 중앙 수비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33ㆍ크라스노다르ㆍ192cm)와 빅토르 린델로프(24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ㆍ187cm), 오른쪽 수비 미카엘 루스티그(32ㆍ셀틱ㆍ189cm) 모두 190cm 안팎이다. 유럽 예선에서 이들 3명의 수비수가 7골을 합작했다. 스웨덴의 고공 세트피스가 위협적이라는 뜻이다.
안 위원은 “한국-스웨덴전은 골이 쉽게 안 날 가능성이 높다. 언론 등에서 계속 세트피스 득점만 말하는 데 더 중요한 건 세트피스로 먼저 실점하지 않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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