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만든 자율주행차가 첫 서울 도심 주행에서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짧은 거리에 제한된 변수만 설정된 운행이었지만 적어도 차선 변경 등 기본기는 물론 끼어들기 등 돌발상황 등에 대한 대처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서울 영동대로 삼성역에서 경기고 사거리까지 총 1.6km 구간에서 일부 차선을 통제한 채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동원된 자율주행차량은 ▦국내 최초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차인 현대자동차 넥쏘 ▦2015년 세계전기전자학회(IEEE) 자율주행부분 수상작인 한양대의 그랜저 ▦운전 학습 인공지능 기술(딥러닝)이 적용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벨로스터 등 7대였다.
자율주행차 7대는 이날 시승자가 운전석에 앉은 뒤 제어권을 자동차로 전환하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량은 출발과 동시에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인식해 속도를 줄였다. 교차로에 다가서자 정지 교통신호정보를 통신 단말기를 통해 수신한 뒤 속도를 줄여 멈췄고, 다시 파란 불로 바뀌자 자연스레 출발했다. 차량은 또 주행 중 앞차가 나타나자 전면 센서를 활용해 안전거리를 유지했고, 앞차가 다른 차선으로 옮기자 최대 주행속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가속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는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와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에도 민첩하게 대응했다. 정상 주행 중 도로 안으로 보행자 모형이 들어오자 감지기가 이를 인식해 즉각 감속했다. 2차선에 갑자기 2.5톤 트럭이 나타났을 때는 신속히 차선을 변경했다. 장애물까지 모두 피한 차량은 목표 지점에 도착한 뒤 자율주행모드를 해제했다.
이날 직접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자율주행차는 국민들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를 줄여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말 경기 화성의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가 준공되면 도심과 고속도로의 여러 변수에서도 성공적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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