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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이전ㆍ농민사관학교 설립이 최대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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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이전ㆍ농민사관학교 설립이 최대 보람”

입력
2018.06.18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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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도지사 이달 말 퇴임 구미시장 3선ㆍ경북도지사 3선 23년 간 민선 자치단체장 지내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 더 늘리고 헌법에 지방분권 강화 명문화해야”
김관용 경북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자랑스런 경북도민의 사랑을 가슴에 묻고 이제 평범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구미시장 3선, 경북도지사 3선을 지낸 김관용 경북지사가 이달 말 23년 간의 민선 자치단체장의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지사는 지난 1995년 국내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기초단체장을 거쳐 광역단체장까지 내리 6선에 당선한 유일한 인물이다. 이러한 관록 때문에 그는 ‘지방자치의 산 증인’으로 지칭된다.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란 말이 있다. 갈수록 도ㆍ농 간, 중앙ㆍ지방 간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최근 대구경북지역에 떠도는 볼멘소리다. 이 얘긴 김 지사가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지내는 동안 중앙정부를 상대로 항변 과정에서 나온 단골 메뉴다.

“고난과 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성원을 아낌없이 주신 도민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일념 하나로 밤낮없이 뛰다 보니 어느덧 23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김 지사는 야간대학을 거쳐 고시에 합격, 용산세무서장을 지내다 1995년 지방선거 첫차의 핸들을 잡았다. 지난해엔 19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등 그의 지난 57년 공직생활은 ‘후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도전’일색이다. 일단 결정을 내린 사안에 대해선 물러서거나 주저함이 없다는 평가다. 경북도 공직사회에선 이러한 면을 두고 그에게 ‘드리대(DRD)’란 별명을 붙였을 정도다. 우유부단함을 절대 용인하지 않는 그의 성품을 빗댄 방언의 조어다. 김 지사는 “일 만 쫓는 내게 공직자들이 붙인 별명이라면 도민이 준 훈장으로 알고 달게 받겠다”는 입장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은 아직 먼 곳에 있지요.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분의1이 자체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 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현실과 국세-지방세 비율은 8대2, 세출은 4대6인 기형적 재정구조의 모순 속에서 지방정부는 중앙의 견인과 통제의 대상일 뿐입니다.”

제6대(2012.10~2013.10)에 이어 12대(2017.7~)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 지사는 지방자치와 분권에 관한 한 목소리의 톤을 한 옥타브 높인다. 6선의 지방자치단체장을 하는 동안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국민의 50%가 살고, 주요기업과 대학 의료시설 등 인프라가 쏠려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형국을 타파하지 못하면 가까운 장래에 지방은 회생불능의 고사를 면치 못할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선 헌법의 명문화가 절실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하고, 자주적 재정권 확보를 위해 11%에 불과한 지방소비세와 19.24%의 지방교부세율을 대폭 현실화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숙원사업인 경북도청 이전과 전국 최초의 농민사관학교 설립, 코리아 실크로드의 성공적 수행 등민선 지사 3선 재임의 최대 보람이죠.”

지난 2006년 민선 4기 경북지사에 도전한 그는 공약 1호로 도청이전을 내건 뒤 유치과정에 시ㆍ군 간 빚어진 갈등을 해소하고, 개도 700주년을 맞을 수 있게 된 점을 최대 보람으로 삼았다. 당초 25층 현대식 빌딩으로 설계된 도청을 다섯 채의 기와청으로 만들어 영남의 전통을 살리고 전국 관광명소로 부각시킨 점 또한 보람이라는 것.

치적사업 중 두 번째 자랑은 농민사관학교. 2007년 설립한 농민사관학교는 11년간 1만6,000여명의 전문 영농인을 배출시켰고, 이를 토대로 귀농귀촌 13년 연속 전국 1위의 성적과 농업소득 5년 연속 전국 1위라는 실적을 냈다. 코리아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임기 마지막까지 공을 들인 사업이다. 실크로드의 부흥을 위해 착수한 이 사업은 4회의 실크로드(2013년 이스탄불, 2014년 미얀마, 2015년 베를린, 2017년 호찌민) 대장정을 성공리에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환으로 김 지사는 최근 청년CEO사절단과 함께 시베리아 횡단열차(TRS)를 탑승, 초원의 길을 탐방하기도 했다.

김관용 지사는 20일 오후 1시30분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6 현장이야기’란 제목의 자서전을 놓고 북콘서트를 연다. 민선 6선과 얽힌 얘기는 물론 57년 간의 공직생활 안팎의 시작과 끝, 찢어지게 가난했던 성장기 얘기, 야간대학과 고시합격 등 개인적 애환과 보람을 실었다. 또 이 책은 여섯 번의 선거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담아 지방정치 지망생들의 지침서로도 주목을 끌 전망이다.

한편 북콘서트로 퇴임인사를 대신하는 김 지사는 책 판매수익금 전액을 공익사업에 기부한 뒤 2년 일정으로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갈 예정이다.

안동=김용태기자 kr88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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