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북한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방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탈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ㆍ중ㆍ러 중심으로 북방경제권이 먼저 건설되고, 북한은 비핵화 이후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위원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방경제협력의 제한요소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후속조치가 되면 본격적인 북방경제협력의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그간 한반도 정세로 인해 추진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들을 러시아 등 북방경제권 국가들과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협력의 체감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방경제위는 9-브릿지 프로젝트로 북방경제권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9-브릿지 프로젝트는 신북방정책의 일환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조선ㆍ항만ㆍ북극항로ㆍ가스ㆍ철도ㆍ전력 등 9개 분야의 한ㆍ러ㆍ중앙아시아 협력사업이다.
북한은 비핵화가 가시화된 이후 북방경제권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은 “이전 정권에도 신북방정책을 추진했지만 북한과 지나치게 연계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한ㆍ러가 발목을 잡혔다”며 “북한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참여하는 것으로 하고, 먼저 북한 참여 없이 한ㆍ러ㆍ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북한 인프라 건설을 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송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났지만 구체적 합의를 통한 경제제재 해제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 경제협력 문제를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 “청와대와 조율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위원장은 18일 북방경제위 2차 회의를 열고 남북 경제협력을 비롯한 북방경제협력 로드맵을 공개한다. 로드맵에는 동북아 수퍼그리드(전력망), 한ㆍ러 가스관 사업, 북극 항로 개척, 환동해 관광협력 활성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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