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5-0 대승을 거둔 러시아의 승리 요인은 한 발 더 뛴 선수들의 부지런함과 확실한 골 결정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에서 러시아의 공 점유율은 40%에 그쳤다. 선수들 간 패스 수도 311개로 사우디(505개)에 비해 훨씬 적었고, 패스 성공률 역시 78%(242/311개)로 사우디(86%ㆍ432/505)보다 8%나 뒤졌다. 파울도 22개나 범하면서 경기 흐름이 자주 끊겼다. 사우디의 파울은 1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부지런하게 뛰었다. 교체 선수 포함(골키퍼 제외) 12명의 선수가 운동장에서 뛴 거리는 모두 118㎞로 사우디(105㎞)보다 13㎞나 더 뛴 것으로 분석됐다. 선수 1명당 1㎞ 이상을 더 뛴 셈이다.
골 결정력도 돋보였다. 러시아는 모두 13번의 슛을 쐈는데, 이 가운데 골문 안쪽을 파고드는 유효슈팅은 7개였고 이 중 5번이 실제 골로 연결됐다. 기회가 왔을 때 정확한 연결과 확실한 마무리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은 것이다. 반면, 사우디는 6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이 중 유효 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패스만 많이 했을 뿐 실리를 챙기지 못한 모양새다.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의 용병술도 한 몫 했다. 선발 알란 자고예프의 갑작스러운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데니스 체리셰프는 전ㆍ후반 한 골씩 멀티 골을 기록했다. 또 196㎝의 장신 아르템 주바(30)도 교체 투입 89초 만에 멋진 헤딩 골을 넣으며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교체 카드 2명이 합작한 공격 포인트는 3골 1도움에 달했다. 체르체소프 감독은 주바가 골을 넣자 거수경례를 하며 축하했다. 그간 체르체소프 감독과 주바는 그간 국가대표 엔트리 및 선수 운영 방식을 놓고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킨 세리머니로 해석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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