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한달 만에 다시 상승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를 듯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이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적극적으로 분담해 줄 것을 주문했다.
윤 원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민간 경제연구소장 등 시장 전문가들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금융이 가계ㆍ기업 등 타 부문에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돌아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 등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가계, 중소기업 등이 결국 우리 금융을 떠받치고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 스스로 수준 높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발휘해 보다 많은 위험을 적극 부담함으로써 고통을 함께 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앞으로 국내 금융사의 대출 이자 인상 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사실상 금리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당국의 신호다. 윤 원장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앞으로는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 원장은 나아가 금리 상승에 따라 커질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불합리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상대적 증가세가 높은 개인사업자대출ㆍ신용대출ㆍ전세대출 ▦금융회사 외화유동성과 외화자금시장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리ㆍ환율 민감 금융상품 등을 꼽은 뒤 이에 대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윤 원장은 지난 12일 임원회의에서도 금리 산정 과정이 불합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은행들의 주택담보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는 한달 만에 다시 상승했다. 은행연합회는 5월 잔액기준 코픽스가 전달보다 0.03%포인트 오른 1.83%로 공시했다. 지난해 8월(1.59%) 이후 9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5월(1.58%)과 비교하면 0.24%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액 기준도 0.03%포인트 오른 1.82%로 집계됐다. 전달 1.79%로 하락한 뒤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KEB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수신 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바탕으로 한다. 은행은 코픽스 변동에 따라 대출 금리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부터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신규 조달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되는 만큼 시장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된다”며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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