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이 박힌돌을 빼냈다. 현직 구청장인 박수범(57) 자유한국당 후보와 맞대결에서 승리해 대전 대덕구청장에 입성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정현(53) 당선인은 지방자치선거가 실시된 후 대전의 첫 여성단체장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이번 대덕구청장 선거는 보수-진보의 대결, 남성과 여성의 대결, 토박이-외지인간의 대결로 지역 정가의 큰 관심을 모았다.
박 당선인은 민선 6기 서구 시의원이던 1년 전 인접 자치단체인 대덕구청장 도전을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로 인해 그는 경쟁 정당과 일부 지역민들로부터 ‘굴러온 돌’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상대후보는 그를 향해 “이사온지 1년도 안된 사람이 와서 구청장을 하겠다고 하니 주민들이 그렇게 인물이 없냐고 하는 등 지역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처음 정치를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먼저 그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굴러온 돌이 아니라 보석”이라며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며, 결혼해서 첫 신혼 살림도 대덕구에서 했는데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쇠락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주민들과 꿈을 펼쳐보기 위해 돌아왔다”고 맞받아쳤다.
환경운동가와 재선시의원을 거친 그는 ‘사람, 도시재생, 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며 주민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교육과 보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제시했고, 계족산 대청댐 등 지역이 갖고 있는 생태 자산의 활용, 개발위주가 아닌 예술과 청년들이 다시 모이는 도시재생 등을 공약했다.
대전지역 첫 여성구청장 탄생에 대해 “정치적으로 취약했던 여성들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며 “여성구청장으로서 약자들과 연대해 더 나은 사회, 살만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대덕의 쇠락을 가져온 한국당의 오만과 독선을 막아달라는 구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4년동안 구민과의 약속을 기억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신명을 바쳐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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